너무 가까워서 잃어버린 것들
“어떤 사랑은, 거리를 두는 법을 배우는 과정일지도 모른다.”
“그리움은, 사라진 사람을 잊게 하는 게 아니라 더 선명하게 만든다.”
그 사람과 거리를 두었을 때,
오히려 더 선명해진 장면이 있었다.
웃음의 끝,
손끝의 습관,
눈동자에 머물던 온도까지.
가까이 있을 때는 보이지 않던 것들이다.
바람이 불었다.
풀벌레 소리가 스며드는 저녁,
나는 왜인지 모르게 그 결을 따라 숨을 고른다.
그 속에는 당신의 이름이 없는데도.
한때는 사랑이란,
서로의 하루를 나누고
모든 생각을 들려주고
모든 마음을 드러내는 거라고 믿었다.
하지만 당신과의 시간을 지나며 알게 됐다.
어떤 사랑은, 거리를 두는 법을 배우는 과정일지도 모른다는 걸.
너무 가까우면 흐릿해지는 게 있다.
숨소리 하나까지 알고 싶은 마음이
결국 상처가 되기도 한다.
서로의 온도를 지키기 위해
적당히 떨어져 서 있어야만
오래 바라볼 수 있는 관계도 있다.
그렇게 거리를 둔 채로,
나는 여전히 당신을 생각한다.
가슴이 허전한 날에는,
문득 그 거리 끝에 당신이 서 있을 것만 같아
발걸음을 멈춘다.
그리움은 이상하다.
사라진 사람을 잊게 하는 게 아니라,
사라진 자리의 그림을 더 또렷하게 그려준다.
나는 평생, 그 장면을 그릴 것이다.
당신이 더 이상 거기 없다는 걸 알면서도,
마치 그 끝에서,
여전히 나를 보며 웃고 있을 것만 같아서.
다가가면 다시 안아 줄 것만 같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