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생 ep.13 사업계획

by Celloglass

오늘은 아침 일찍 현장을 둘러보고 강홍만을 만날 예정이다. 공사 기간이 그리 길지 않기에 집기류도 사야 하고, 여러모로 바쁜 하루하루다. 돈은 버는 족족 사라지고 있었다.


철거 공사가 막바지에 이른다. 이른 아침이지만 벌써부터 폐기물 반출 차량에 짐을 실어 나르고 있었다. 불쌍한 직원들은 먼지인지 사람인지 구분하기 힘들 정도였다. 잠시 불러내어 커피를 한 잔씩 돌렸다. 다행히 아프거나 다친 곳 없이 잘 지내고 있었다.


내일이면 철거도 마무리되니 감리할 직원만 제외하고는 모두 복귀한다.


현장에서 고생하는 직원들을 위해 점심을 함께 먹고 이동하기로 했다. 그래도 같이 식사하는 게 가족 아닌가. 읍내로 나가 모처럼 중국음식을 먹으며 허기를 달래고, 카페에서 커피 한 잔 하며 점심시간을 보냈다. 늘 사무실에서만 지내던 직원들은 간만의 현장 경험이어서인지 다들 신나 있었다.


시간에 맞춰 나는 대전으로 직접 이동해 강홍만을 만났다. 여유가 없어 빈티지 소품점에서 바로 만남을 가졌다. 도면 위에 볼펜으로 가구 배치를 스케치해 두고 의자와 테이블 조합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군더더기 없는 심플함을 선호하는 내 취향에도 홍만의 선택은 나쁘지 않았다. 오늘은 홀에 들어갈 가구만 본 뒤 근처 카페로 자리를 옮겼다.


카페 운영에 대한 얘기로 이어졌다. 차와 커피 위주로만 시작할지, 브런치 메뉴나 디저트를 함께 할지가 고민이었다. 나는 우선 커피와 차, 그리고 디저트로 시작하자고 제안했다. 처음 시작하는 단계이기도 하고 본인의 역량에 맞는 출발을 권했다. 하지만 홍만은 디저트를 직접 만들겠다고 주장해 의견이 갈렸다. 아르바이트생들이 있다고 해도 혼자 감당하기에는 무리처럼 보였다. 고민했지만 지역 농산물을 활용한다는 취지에 부합하니, 소량으로 시작해 보자는 쪽으로 타협했다.


외부 공간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 야외에 테이블을 놓고 형형색색의 원색 타프를 설치하자는 제안이었다. 곧 가을이니 홍보 사진도 잘 나올 것 같아 동의했다.


강홍만은 홍보에 최적화돼 있다. 손가락만으로 팔로워 12만을 모은 장본인 아닌가. 홍보는 전적으로 그에게 위임한 상태다. 본격적으로 영업이 시작되면 전문 미디어팀이 매주 이곳을 방문해 홍보 영상을 제작, 유튜브에 업로드할 예정이다. 아마 홍만이 능숙해지면 디저트 만드는 영상이나 강아지 간식 레시피도 같이 올리게 될 것이다.


이곳은 우리의 아지트이자 창작의 공간이다. 강홍만과 정배추가 먼저 시작하지만 다른 강아지들도 참여를 원한다면 미디어팀이 콘셉트를 잡아 지속적으로 유튜브에 올릴 계획이다. 유튜브 계정 수익은 운영 수익으로 환원된다. 보호하게 될 유기견의 규모를 가늠할 수 없기에 연관된 사업을 파생시켜 수익을 한곳에 집중시키려는 의도다.


서로 아이디어를 공유하며 하나하나 정리하다 보니 어느새 날이 어두워졌다. 추가 의견은 이메일로 공유하기로 하고 헤어졌다.


오늘도 아침부터 서둘렀더니 집에 도착하면 10시가 넘을 것 같다. 그래도 즐겁고 행복하다. 쉬운 길이었다면 누구나 했을 일이다.


같은 곳을 바라보며 함께 걸어가는 이들이 있기에, 요즘은 더욱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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