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생 ep.14 현장에서

by Celloglass

메타츄의 가장 크고 위험한 공사는 구조 보강 공사다. 2층 이상의 건물에는 내진 설계가 필요하다. 우리는 기존 골조가 있었기에 철판이나 기둥을 추가 설치해 구조를 보강했다.

구조 보강이 완료되면 그때부터 내부 마감 공사가 시작된다. 보기 싫은 부분과 설비 공간을 막는 용도 외에는 대부분 노출로 계획했다. 이 건물이 지닌 시간과 본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싶었다.

최소한의, 가장 자연스러운 것. 그것이 우리의 콘셉트이다. 노후된 흔적도 그대로 드러내 분위기를 간직하고 싶었다. 대신 음향 시설만은 최고급으로 설치하기로 했다. 비 오는 날 강아지와 함께 찾아와 조용히 재즈를 들으며 몸과 마음을 정화할 수 있도록.

자연을 해치는 시설은 모두 배제했다. 눈에 보이는 것은 온전히 자연으로 채워질 것이다. 우리가 어떤 장치를 더하지 않아도 된다. 자연이 채워주는 공간을 그저 빌려주는 역할만 하면 된다.

우리가 만든 창은 자연을 공유하는 장치다. 그 창은 계절의 변화를 아주 천천히 새로운 그림으로 바꿔 보여준다. 때로는 비와 눈이 특수 효과를 더한다. 내부에서는 소리를 들을 수 없지만, 그 마음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공간이 된다.

밖에서는 강아지들이 친구들과 함께 뛰논다. 도심에서 목줄에 익숙했던 습관도 이곳에서는 잊게 된다. 보호받는 아이들 역시 함께 뛰놀 수 있다. 혼자 와도 혼자가 되지 않는 곳이다. 이곳은 그런 그림처럼 조용히 스며든다.

촌스러운 녹색 펜스도 눈에 거슬리지 않는 색으로 마감된다. 강아지들은 보호자의 도움 없이도 원하는 곳을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다. 값비싼 가구보다 더 중요한 요소다.

조명은 모두 고주파 “플리커-프리(Flicker Free)” 조명으로 설치했다. 일반 LED 등은 화장실에도 쓰지 않았다. 강아지들은 사람보다 간상세포 비율이 높아 조명을 깜빡임으로 인식한다. 고주파가 아닐 경우 인공조명 자체가 그들에게 스트레스다. 우리가 실내에서 강아지를 키우는 것에 이런 불편함들이 있음에도 생활방식의 변화로 그들의 불편함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이곳에서만큼은 모든 게 자유롭기를 바란다.

바닥 공사는 마지막에 잡혀 있다. 모든 벽체와 창, 페인트 작업이 끝날 즈음 내부에는 미끄럽지 않은 코르크 바닥재를 고려 중이다.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라 예산도 넉넉히 배정했다. 언제든 더 좋은 재료가 있다면 직접 달려가 확인하고 바꿀 생각도 있다.

바닥 공사가 끝나면 주방 집기와 가구만 들이면 된다. 나머지는 차츰 강홍만이 채워갈 것이다.

많은 이들의 도움과 노력으로 이곳은 준공을 앞두고 있다. 부족하지만, 좋은 취지를 기억하며 많은 이들이 찾아와 주기를 바랄 뿐이다.

우리는 최선을 다했고, 준비는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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