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생 ep.16 첫걸음

by Celloglass

오늘부터 메타츄의 가오픈 기간이다. 홍만이와 지인들의 도움으로 시범 운영이 시작됐다. 나는 일정이 있어 내려가보진 못했지만 크게 걱정하지는 않는다. 성격상 문제가 있었다면 수도 없이 전화가 왔을 테니까.

그녀에게는 든든한 지원군들이 항상 대기하고 있다. 사람을 썼으면 믿어야 한다, 그것이 내 지론이다.

오후 브레이크 타임에 홍만이로부터 연락이 왔다. 개미 한 마리 오지 않았다는 소식이었다. 첫날은 원래 그런 법이다. 나는 너무 실망하지 말라고 말했다. 가오픈 첫날부터 대박을 기대하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다.

우리는 친한 애견 인플루어서 맘들에게 디엠을 보냈다. 한 달간 무제한 50% 할인, 조건은 단 하나. 이곳의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려주는 것. 어차피 큰 수익을 바라지 않았다. 좋은 공간에서 좋은 사람들의 영향력으로 성장하길 바라는 마음뿐이다.

드디어 첫 주말을 맞았다. 오늘은 분명 반응이 있을 것이다. 난 그 힘을 기대한다.

머리도 못 말리고 차에 올라탔다. 요즘은 저녁까지 만남이 이어져 비몽사몽 한 채 차에 올랐다. 시동을 걸고 메타츄로 향했다.

동이 틀 무렵 경부고속도로를 빠져나왔다. 이제 30분 정도면 도착이다. 아마 문은 잠겨 있을 테고, 아무도 없을 것이다. 오픈 시간까지 많은 시간이 남았다.

사람들이 오기 전에, 이 공간에서 처음을 회상하고 싶었다. 불확실성을 확신으로 만드는 과정 속에서 지난 1년 동안 스스로에게 수없이 되물었던 순간이 이제 현실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 공간을 홀로 보고 싶었다.

새벽 공기는 차가웠다. 그네에 앉았다. 처음 홍만이에게 사업계획을 설명하던 때가 떠올랐다. 공사는 진행 중이었고, 방향을 정하지 못한 채 불확실성만 가득했다. 그때 아니면 평생 못 이룰 거라는 불안뿐이었다.

상상으로만 가득했던 공간이 지금은 이렇게 움직이고 있다. 잘 운영될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처음으로 자생 가능한 공간에 첫발을 내딛을 것이다.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된다. 존재만으로 세상을 조금씩 바꾸면 충분하다.

이제는 이곳을 채워야 한다.

선택해서 태어난 것도 아닌데, 의사를 물어보지도 않고 죽음을 강요당하는 아이들이 있다. 안락사라는 포장된 언어 속에서 삶의 경계에 내몰린 아이들을 우리는 데리고 와야 한다. 길거리에 버려지고, 휴가철 외딴섬에 홀로 남겨지는 아이들이 다시는 있어서는 안 된다.

정식 오픈일에 맞춰 대대적인 홍보를 준비하고 있다. 전국 어디든 연락이 오면 직접 차를 몰고 데리러 갈 것이다. 함께할 사람들도 이미 모으고 있다. 이유도, 건강 상태도 묻지 않는다. 새벽이어도 상관없다. 어느 곳이든, 우리는 직접 데리고 올 것이다.

우리의 진짜 시작은 지금부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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