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생 ep.17 영업개시

by Celloglass

애견 인플루어서 맘들의 도움이 컸다. 물론 홍만이의 고생이 제일 많았다. 홍보하랴 일하랴, 얼굴 마담으로 매일 귀여움을 독차지하는 정배추도 힘들었을 것이다.

동분서주했던 가오픈 기간을 마치고 우리는 정식 오픈 이후 매일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부족한 부분도 많았다. 그러나 손님들은 모두 가족처럼 이해해 주었고, 개선해야 할 점들을 디엠으로 친절하게 남겨주었다. 우리는 그렇게 성장하고 있었다.

그런데 아직 우리 보호소에는 새로 들어온 강아지가 없다.

데려오기만 하면 보호자분들이 금세 입양해 간다. 나도 함께 생활하며 돌봄을 해보고 싶은데, 초반이라 그런지 데려오는 족족 다음 날이면 떠나고 없다.

유기견 보호소인데 정작 강아지가 없으니,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르겠다. 기쁜 일이면서도, 정작 보호소답지 않아 곤란한 순간이 된다. 자칫 구청에서 점검이라도 나오면 오해를 살 수 있으니 말이다.

모든 일이 계획대로만 흘러가진 않는다. 황당하지만, 그것도 우리의 시작이라 생각한다.

버려진 아이들도 관심과 사랑으로 보살펴주면 누군가의 가족이 될 수 있다. 그렇다면 왜 그토록 쉽게 버려졌을까. 이제 와서 보니, 새로운 가족을 연결해 줄 플랫폼이 부족했던 게 아니었나 싶다.

대부분의 유기견 보호소는 기부금과 자원봉사에 의존한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 인력도 자금도 늘 부족했고, 홍보도 케어도 쉽지 않았다.

우리는 이런 현실을 잘 알기에, 자생 가능한 보호소를 만들고 싶었다.

지금 우리는 미디어팀을 운영하고 있다. 각종 SNS와 유튜브를 최대한 활용하며, 가오픈 시절부터 오전·오후 라이브 방송도 이어왔다. 우리의 공간과 새로 들어온 가족들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고, 생각보다 호응도 크다.

오늘은 일찍 서울로 올라왔다. 메타츄의 문화적 감수성과 예술성을 더해줄 작가님들의 지원서를 보기 위해서다. 여러 유명 작가님들이 홍보를 해주신 덕분에 지원자가 생각보다 많았다.

선정 기준은 단순하다. 강아지를 좋아할 것. 그리고 성심껏 작업 계획서를 써낼 것. 주요 이력은 보지 않았다. 지원서에는 이름 외에 다른 사항을 기재하지 못하게 했고, 오직 계획서를 기준으로 선별해 연락을 드렸다.

나는 이분들에게 기대하는 바가 크다. 그러나 그 어떤 간섭도 하지 않을 것이다. 예술가이기에 생활과 작업의 자유를 철저히 보장할 생각이다.

이곳에서 함께 생활하는 이들의 식사는 모두 무료다. 카페에서 제공한다. 우리 홍만이는 손이 커서인지 인원이 제법 많아도 뚝딱뚝딱 음식을 내놓는다. 맛도 훌륭하다.

인재였다.

이 장소에서 함께하는 우리는 모두 가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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