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아침부터 비가 내렸다. 내 마음 같았다.
운전하며 내려가는 내내 어떻게 강홍만을 말릴 수 있을까 고민했다. 답은 없었다. 어차피 내 말은 듣지 않을 것이다.
모두들 오픈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나는 새로 산 원색의 타프들을 트렁크에서 꺼내 야외 공간을 세팅했다. 브라질 건축 잡지에서 자주 보이던 색상 조합으로 이색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 나는 마음에 들었지만, 모두들 촌스럽다며 웃었다.
그래도 기념은 해야지. 사진 한 장을 찍어 인스타에 올렸다.
비가 제법 쏟아졌다. 오늘은 많은 사람이 오지 않을 것 같았다. 나는 중간중간 타프존으로 이동해 팩을 다시 박고, 물꼴도 파놨다.
점심을 먹고 차로 읍내에 나가 정육점에서 고기를 사고, 철물점에서 장작도 샀다. 우리끼리라도 분위기를 내고 싶었다. 무엇보다 강홍만의 얘기를 듣고 싶었다.
일찍 영업을 종료하고 우리는 타프존에 모였다. 나는 모닥불을 피우고 고기를 구울 준비를 했다. 아직 고기를 올리지도 않았는데 정배추는 반쯤 죽은 표정으로 누워 있었다. 누가 보면 강아지 굶겼다고 신고당할 판이다.
고기를 나누며 어느 정도 배가 찼을 때, 나는 무겁게 입을 열었다.
“왜 마을 이장 선거에 나가려고 하는 거야? 지금 여기 관리하는 것도 벅찰 텐데.”
홍만이는 잠시 뜸을 들이다가 입을 열었다.
그리고 우리는 모두 놀랐다.
홍만이에게는 이미 큰 그림이 있었다.
그녀는 이장이 되면, 메타츄의 이익금으로 마을의 빈집을 사들이겠다고 했다. 빈집을 하나씩 리모델링해 어르신들에게 무상 임차를 주고, 농어촌 민박사업을 운영한다는 것이다.
수익이 생기면, 임차 어르신과 메타츄가 반반씩 나누어 갖는 구조다.
면사무소에 찾아가 지역을 살리겠다며 보고서를 설명했지만, 면장은 고개를 갸웃거렸다고 한다. 그래서 홍만이는 직접 이장이 되고 싶었던 것이다.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홍만이는 여자가 아니다. 큰 키에 호탕한 웃음을 가진 장군감이다.
이렇게 준비하고 원대한 꿈을 품은 홍만이의 뜻을 꺾을 수는 없었다. 우리는 결과가 어떻든 지지하기로 했다.
나는 서울로 돌아가면 사업계획서에 들어갈 예시 도면과 모델링을 도와주기로 했다.
나는 반대를 다짐하고 내려갔지만, 결국 그녀의 한마디에 설득되고 말았다.
농어촌 민박사업이라니. 기발한 발상이었다.
원래 농어촌 민박은 6개월 이상 거주한 원주민이나 임차인만 할 수 있는 사업이다. 홍만이는 메타츄의 돈으로 원주민에게 수익을 돌려주려 했다.
누군가는 이 사업을 독식했을 것이다.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그러나 홍만이는 나누려 했다.
이게 바로 메타츄의 정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