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이장 선거 날이다.
선거 방식은 복잡하지 않다. 저녁에 모여 식사하고, 거수로 투표하는 방식이다. 형식 보다 마을 사람들의 인정이 곧 법인 셈이다.
세 명의 후보가 나왔다. 단연 우리 홍만이가 가장 어리다. 선거 공약은 나이 순으로 이어졌다. 홍만이는 키도 크고 호탕한 웃음이 매력이라 어르신들의 호감을 사기에 충분했다. 자신감을 얻은 듯 위풍당당한 모습으로 포부를 밝혔다.
“빈집을 매입해 민박으로 고쳐 어르신들께 무상으로 빌려드리겠습니다. 단, 수익은 함께 나누겠습니다.”
모두 반신반의했다. 의심하는 눈빛도 이해됐다. 약장사부터 보이스피싱까지, 믿음을 잃은 사회가 하루이틀인가.
우리는 직접 매입하고 수리하며, 정상적인 임대 계약서를 작성할 거라 약속드렸다. 다행히 부동산을 운영하는 할아버님이 나서서 “내가 책임진다”라고 말해주셨다. 미처 챙기지 못한 부분을 대신해 주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우리가 이곳에 정착해 열심히 살아온 만큼, 이제는 마을이 우리를 도와주려는 움직임이 보였다.
홍만이는 올해 안에 빈집 한 채를 매입해, 가장 연장자이신 대장 할머님부터 시범 운영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모두들 먼저 나서는 걸 꺼려하셨기에, 시범은 꼭 필요했다. 대장 할머니 설득은 미리 해둔 모양이다. 이럴 땐 넉살 좋은 홍만이가 제격이었다.
질문이 쏟아져 중간중간 따로 설명을 드려야 했지만, 분위기는 점점 호의적으로 변했다. 공약 설명만 2시간이 넘게 이어졌다. 중간에 강아지 밥을 주러 나가신 분도, 드라마를 본다고 다른 방으로 가신 분도 계셨지만, 마지막엔 모두 투표에 참여하셨다.
결과는 예상대로였다.
강홍만은 이장이 되었다.
이제 이 지역의 유지다. 나도 이제 홍만이 눈치를 봐야 하나 싶었다. 진짜 군수가 될 수도 있으니 말이다.
메타츄를 상상하며 보낸 시간이 벌써 십수 년은 된 듯하다. 처음 현실화를 결심했을 때는 막막했다. 괜한 짓은 아닌가, 정말 될 수 있을까 수없이 흔들렸다. 하지만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라고 믿었기에 여기까지 왔다.
첫발을 내딛는 것부터 쉽지 않았다. 교육청 심의에서의 굴욕, 입찰 공고를 기다리며 날밤 새워 계획서를 쓰던 순간들….
그렇게 탄생한 메타츄는 이제 작은 공간을 넘어 마을을 변화시키는 씨앗이 되었다.
그리고 강홍만의 손을 통해 마을이 달라지고 있다.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지역 농산물 소비가 늘고, 하우스 체험은 아이들의 명소가 되었다. 맛집으로 소문이 나면서 농산물 소비가 늘자 어르신들의 생활도 조금씩 달라졌다.
이제 우리는 체계를 갖추고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한다. 홍만이의 농촌 민박사업은 하나씩 준비해 가면 된다.
문제는 이곳의 자연환경을 활용한 관광 인프라다. 머무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마을 재생은 지역의 문화와 관광 자원까지 함께할 때 비로소 힘을 가진다.
메타츄는 이제 시작일 뿐이다.
이제 내가 숙제를 해결할 차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