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새로운 지역으로 여행을 떠날 때면 늘 관청의 문화관광 홈페이지를 참고한다. 자기 지역의 관광 자원과 문화활동이 잘 정리되어 있기 때문이다.
구청으로 차를 돌렸다. 민원실과 문화관광과에 놓인 팸플릿을 집어 들고 자리에 앉았다. 자연생태관, 전망대, 생태공원, 오백 리 길, 벚꽃길. 관광 자원은 차고 넘쳤다. 호수를 따라 마라톤 대회도 열리고, 피반령 정상까지 이어진 드라이브 코스는 데이트 명소로까지 홍보되고 있었다.
필요한 관광자원은 이미 충분했다.
구청을 나오며 생각했다. 그런데 그게 우리와 무슨 상관이지? 우리는 유기견 보호센터를 중심으로 문화복합센터를 지향하고 있다. 관광지를 찾는 사람들에게는 잠깐의 풍경일 뿐, 연속성이 없다. 원주민에게 돌아올 실질적 혜택도 크지 않다.
대부분은 블로그 맛집이나 전망 좋은 카페에만 머물 뿐이다. 자연환경 인프라는 지자체가 챙길 일이고, 내가 찾아야 할 일은 따로 있었다.
문득 일본 사례가 떠올랐다.
건축가 안도 다다오와 후쿠타케 소이치로가 합작해 지역 재생을 성공시킨 일이 있다. 후쿠타케는 세 가지 원칙을 세웠다. 첫째, 자연이 최고의 스승이다. 둘째, 있는 것을 활용하고 없는 것을 창조한다. 셋째, 경제는 문화의 시중이다. 그중 내 마음을 때린 건 두 번째였다. "있는 것을 활용하고, 없는 것을 창조한다." 첫째는 공공의 몫이고, 셋째는 자연스레 따라오는 결과라 생각했다.
그 순간 번쩍였다. 메타츄로 향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이런 건 지역 유지와 대화를 통해 푸는 게 가장 빠르고 확실하다.
도착하자마자 이장을 찾았다. 강홍만은 바빴다. 나는 졸졸 따라다니며 내 생각을 쏟아냈다. 후쿠타케 소이치로의 원칙부터 안도 다다오의 사례, 나오시마 이야기까지 주저리주저리 이어갔다. 나도 정리가 안 된 채로, 모든 걸 한 번에 다 말해버렸다.
“그래서 내 계획은 말이야…”
장터에서 마을로 이어지는 길목에 버려진 건물들이 많다. 우리 빈집만이 아니라 그 건물들까지 사들여, 우리만의 스트리트를 만들자는 거였다.
“우리도 당산나무가 있고, 평상도 있잖아. 사실상 마을 입구야. 그 스트리트를 세우면, 그 자체가 마을의 상징이 되는 거지.”
강홍만은 쓰윽 나를 바라보더니 말없이 주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순간 허공에 혼잣말한 기분이 들었다. 내 감은 맞는 것 같은데, 호응은 전혀 없었다. 차를 돌려 서울로 올라오며 생각했다. 여기서도 나는 왕따인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