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생 ep.24 귀촌

by Celloglass

민박이 생각보다 반응이 좋다. 투자 대비 수익이 나쁘지 않았다. 예약이 비는 날에는 메타츄 식구들도 숙박을 하곤 한다. 본인들이 직접 체험하며 부족한 부분을 찾아내 스스로 보완해 나간다.


메타츄에 작업을 이어가고 있는 작가들 중 몇 분이 귀촌을 결심하셨다. 본인들도 폐가를 구매해 정착하고 싶다는 것이다. 너무나 기특하고 감사했다. 젊은 예술가들의 패기가 느껴졌다.


사실 이곳은 작업하기 너무 좋은 곳이다. 조용하고 자연경관이 수려해 몰입하기도 좋다. 나도 평일엔 시간이 날 때마다 내가 좋아하는 브라질풍 타프 아래서 노트북을 펴놓고 글을 쓴다.


작가님들의 작품은 낯선 화풍을 가졌지만 자기만의 색깔로 영역을 확장해 가시는 분들이다. 그분들은 이곳에서 작업하며 메타츄의 많은 부분을 바꿨다. 벽화를 그려 마을을 환하게 했고, 전시회를 열어 마을을 풍요롭게 만들었다. 가끔 강홍만 대신 커피도 내리셨다.


이들이 마을에 정착하겠다니 나도 도와야 할 것 같았다. 본인들이 구매한 폐가를 우리가 설계를 도맡아 해 주기로 했다. 최소한의 비용으로 우리가 그들을 도울 차례다.


부동산 할아버지의 도움으로 저렴하게 집을 구한 모양이다. 직접 스케치한 집을 사진 찍어 보내왔다. 의견 조율이 마무리되면 우리가 제작한 매뉴얼을 통해 최적의 안을 제공했다.


이들이 이곳에 모여 살게 되면 우리는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예술인 마을을 만들 수 있다. 젊은 사람들이 영향을 받아 정착하게 되면, 잃어버린 젊음을 되찾는 마을이 된다. 그렇게 조금씩 인구가 늘어난다. 그리고 마을은 살아난다.


보이지 않던 강홍만이 멀리서 다가왔다. 젊은 예술인들을 위해 빈집 사업 자금을 신청하고 왔다는 거다. 역시 이장은 나와 달랐다. 지원을 받게 되면 일정 기간 전입하는 조건으로 자신의 집을 갖게 된다. 서울에 살 때는 원룸 반지하에 살던 분들이 이곳에서는 집주인이 되는 것이다.


이들에게 우리는 월세도 받지 않는다. 작업 공간도 무상으로 지원해 왔다. 품앗이하듯 본인들의 재능을 기부하면 우리도 상응한 보답을 했다. 그 과정에서 어느 누구도 서운하지 않았고, 불공평하지도 않았다. 금전거래가 없었음에도, 임대인과 임차인 관계가 불편하지 않았다.


서로가 서로를 통해 상생이 되는 이 프로젝트야말로 진정한 마을 살리기이며, 농촌 활성화가 아닐까 생각한다.


“우리가 경험한 마을 살리기는 돈이 아니라 사람, 그리고 관계에서 출발한다. 하지만 정작 정치인들과 행정은 여전히 돈과 시설만을 앞세운다.”


정치인들은 단순히 돈과 일자리가 없어 농촌을 떠난다고 말한다. 정작 그들은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지도 않는다. 먹거리 사업을 개발하지도 않는다.


정부 예산을 받아와 큰 지역 사업을 하면 돈과 일자리가 해결되는 것처럼 포장한다. 과거에는 그게 통했는지 모르겠지만, 모노레일이 설치됐다고 해서, 케이블카가 설치됐다고 해서 그 지역이 부자가 됐는가. 따져볼 일이다.


막대한 예산을 쏟아붓고도, 무엇이 달라졌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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