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생 ep.27 소생 로드

by Celloglass

우리의 메타츄는 처음의 길을 가지 못했지만, 한걸음 한걸음 다가가고 있다. 우리의 센터를 향해서.

이제는 메타츄에 가기 전에 마을 초입의 건물들을 보기 위해 차를 세운다. 아직은 마을 주민들과 협의가 끝나지 못해 예술가 분들과 사진작가님만 짐을 나르고 있었다. 이곳에 모두 불이 밝혀진다면 주말마다 사람들이 이곳을 찾을 걸 상상해 본다.

할머니 겨울 조끼에 몸빼를 입고 셀카를 찍는 사람들이 여기저기서 목격될 것이다. 싱싱한 먹거리를 직거래로 사가기도 하고, 흑백 사진의 붐이 일기도 할 거다. 도시에서는 세련됨과 빠른 편리함을 추구하던 이들이 여기서는 촌스러움과 귀찮음을 돈으로 산다.

이들 중 일부는 메타츄에서 시간을 보낼 것이고, 다른 이들은 이 거리에서 음료와 차를 즐기며 미술 작품을 감상할 것이다. 어린아이들은 방앗간이 어떤 곳인지 부모님으로부터 설명을 듣고, Chatgpt는 과거 사진을 찾느라 눈코 뜰 새가 없다.

쌀집 자전거라 부르던 자전거를 무상으로 대여해 준다. 아빠는 아이들을, 남자친구는 여자친구를 태우고 마을 한 바퀴를 돌며 그들만의 추억을 기록한다.

각 지역별로 관광자원은 넘쳐난다. 이곳도 그렇다. 전망대부터 드라이브 코스까지, 생태공원과 박물관 등 없는 게 없다. 어떤 곳은 자연을 훼손하면서까지 모노레일과 케이블카를 설치한다. 이제 출렁다리는 특별하지 않다.

지원된 예산을 급하게 따내다 보니 늘 커닝으로 관광을 개발한다. 급한 이유는 자신들의 임기 내에 해결해야 되기 때문이다. 모든 계획이 어느 한 정치인의 보폭에 맞춰진다.

과도한 예산으로 무리하게 진행된 사업은 단골 뉴스거리지만 고쳐지지 않고 반복될 뿐이다. 수십억짜리 출렁다리, 수백억 수천억의 모노레일, 케이블카 등 지자체가 하고자 하는 관광상품은 늘 동일하다. 그리고 실패한다.

지역 활성화와 무관하게 예산을 가져오는 게 목표인 것만 같다.

우리는 보여주고 싶었다. 단순한 아이디어만으로 기존의 것을 활용해 재탄생시킬 수 있다는 것을. 눈으로 직접 보여주고, 충분한 관광자원이 될 수 있음을 확인시켜주고 싶었다.

시골이 촌스럽다면 촌스러움으로, 불편하다면 불편함으로. 우리는 기존의 것으로 상품을 만들고 싶었다.

하지만 지자체는 그 허물을 벗고 새로움을 찾고자 한다. 새로움은 늘 막대한 시간과 돈을 필요로 함에도, 그들은 새로움을 택한다. 돈이 많이 든다는 이유로 철거를 선택하는 것처럼. 노력에 노력을 더하려는 의지는 보이지 않는다.

버려진 공간이 새 삶을 되찾게 된 이 거리를 난 ‘소생 로드’라 부르고 싶다.

이 길이 하나의 상징이 되고, 메타츄와 함께 마을 살리기의 모범 사례가 되어 각 지역마다 소생 로드가 생겨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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