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신 ep.21 돌아온 청년들

5부 씨앗과 바람 - 관계의 설계

by Celloglass

1호점의 소식은 과거 구전으로 전해지던 시절과 달리, 피드를 통해 수많은 하트와 리포스트를 통해 먼 곳까지 소식을 전했다. 그 소식들은 과거 골목길 프로젝트를 함께 했던 청년들에게 까지 전해졌다.


누가 봐도 나인줄 알았는지 디엠을 보내왔다. 대부분 자리를 잡았다는 소식과 2호점을 냈다는 청년의 소식도 들려와 기뻤다. 어떤 청년들은 아직도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기도 했다. 모두들 팔로우를 해주시고 우리의 소식을 주변에 전해주는 역할을 도맡아 주었다.


나는 여느 날처럼 당산나무 아래 평상에 누워 된장을 바르고 있을 때, 멀리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과거 벽화 작업을 도왔던 학생 아니… 복학생이 되어 돌아왔다. 웃겼다. 그 짧은 시간에 군대를 다녀왔다니.

얼굴을 마주하자 서로의 변해버린 모습을 보고 웃어버렸다. 아저씨 티가 나기 시작한 아이들의 모습이, 된장 바르고 누워있는 내 모습이.


같이 읍내로 나가 삼겹살을 잔뜩 사 와서 평상에서 구워 먹기 시작했다. 어르신들은 마을 회관에서 암탁을 몇 마리 잡으셔서 백숙을 해주셨다. 그 많은 음식을 저녁까지 먹으며 회포를 풀었다. 그러다 문득 생각이 들었다.

“너희들 근데 차도 없는데 여기까지 어떻게 왔냐?”


새벽같이 집에서 출발해서 읍내에서부터 여기까지 물어물어 걸어 들어왔다는 것이다. 군대 있을 때 행군보다 힘들었다고 엄살 피우는 모습이 귀여웠지만, 도대체 몇 시간을 걸어서 온 거야. 전화라도 줬음 데리러 갔을 테지만, 나를 놀라게 해주려는 그 순수함에 반나절을 세 명이서 죽자 살자 미련하게 왔다.


“대단들 하다.”


이들은 이곳에서 머물길 원했다. 복학까지 아직 꽤 많은 시간이 남았고, 그동안의 내가 무언가를 기획하던 모습이 인상에 남았나 보다. 본인들도 이곳에서 도우며 배우고 싶다는 것이다. 난 동의했다. 그들이 앞으로 사회로 진출하기 전 마지막 자신을 뒤돌아보고 진로 결정을 잘할 수 있길 바랐다.


이들에게 숙소란 없다. 대신 그들에게 트렁크에 있는 텐트와 침낭을 지급했다.

“야전 전술훈련 왔다고 생각해.”


난 그날 밤 새벽까지 각자의 텐트에 누워 한 명이 코 골고 잘 때까지 고랭지 밭 귀퉁이에 누워 대화를 이어나갔다. 그리고 이곳에서의 비전을 공유했다. 그러다 우리는 모두 별을 보다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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