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여전히 제초작업에 열심이다. 모두들 땀을 흘리며 해가 중천에 뜨기 전까지 열심히 하고 마을 회관으로 이동했다. 서로 등목을 해주고 평상에 앉아 어르신들의 말벗을 해드리고 있었다.
고랭지밭에 중간엔 빈 창고 2개가 있다. 제초작업 하면서 문이 닫혀있어서 들여다보지 못했지만 늘 궁금했었다. 그래서 어르신들께 여쭤봤다.
“저기 있는 빈 건물은 뭐 하는 곳인가요.”
"자거? 자거는 연장광이래. 연장을 일일이 들구 댕길람 얼마나 힘들겠어. 그니께 저게다 모태놨다가 쓸 일 있을 때마다 하나씩 갖다 쓰는겨."
이곳은 더 이상 농사 활동을 하지 않는다. 겨우 각자 먹을 양식 정도만 경작할 정도지 예전처럼 대규모 농사를 하기에는 일손이 없다. 나는 저 창고들이 탐이 나서 이장님께 여쭤봤다.
“저 창고를 좀 활용해서 뭐 좀 하고 싶은데 써도 되나요?”
"또 먼 지랄일세. 니 맘대로 혀."
전에 디엠을 보내왔던 청년 중 장사가 안된다는 청년에게 전화를 걸었다. 이곳에 놀러 오지 않을 거냐고 물었다. 장사 안된다고 풀 죽어 있지 말고 오라고 했다. 이곳에서 좋은 기운 받아가라고 미끼를 던졌다.
주말 장사를 끝내고 월요일 아침에 마을을 방문했다. 골목길에서 한식집을 운영하던 동생인데, 어차피 장사가 안된다면 이곳에서 답이 있지 않을까 해서 부른 것이다.
일단 2호점으로 가서 우리끼리 점심을 먹고 마을을 구경시켜 줄 생각이다. 이색적인 분위기에 매료된 듯 보였다. 마을을 돌던 중 창고 앞에 섰다.
“나는 이곳에서 너의 재능을 보여줬으면 좋겠어.”
“이곳에서요? 제가 무엇을 할 수 있죠?”
“뭐든~”
나는 이곳을 전통 방식의 장을 활용한 식당으로 만들고 싶었다. 이곳은 고랭지대 아닌가. 저온 숙성에 유리하고, 큰 일교차가 미생물 활동에 적합하다. 무엇보다 이곳 할머니들이 함께 하는 장 담그기 교실 같은 걸 열어도 승산이 있다고 생각했다. 이런 나의 생각을 전하고 생각이 있으면 연락을 달라고 했다. 이곳에 오면 집과 장소는 무상으로 제공하겠다고도 했다.
“너도 이곳 협동조합에 가입하면 생활비는 걱정할 필요가 없을 거다.”
재능이 있는 사람들은 경제적 뒷받침만 있다면 충분히 다시 일어설 수 있다. 하지만 도시에서는 높은 임대료와 인건비로 투자 없이 버티기 어렵다. 빛을 보기도 전에 경제적 어려움에 처한다. 그래서 나는 재능 있는 사람들을 이곳에 모으고 싶었다. 그들의 꿈을 단지 돈 앞에서 포기하지 않도록.
이곳은 집도 주고 공간도 제공한다. 할머니들의 비법을 전수받을 수도 있다. 자연기후도 훌륭하다. 재료는 넘쳐난다. 이보다 좋은 곳은 없을 것이다.
이곳은 청년 식탁이 될 것이다. 처음 시도하는 마을의 미래 먹거리로 자리 잡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