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하하 오늘도 나만 어색하게 웃었다

#서투른경험,헬스장

by 세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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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제일이상한헬스장


여름이 다가오고 있다. 여름이 오면 해야 하는 일은 모다? 바로 헬스장에 등록하기!

4월부터 슬슬 사람이 늘어나는 헬스장은 5월부터 피크를 향해 달려간다. 나도 역시 다르지 않았다. 겨우내 피둥피둥 쪄 온 살이 갑자기 빠질 리도 없건만, 굳이 헬스장에 간다.


이번에 간 헬스장도 이전에 간 필라테스처럼 최소 3개월을 끊어야 한다.

참 이상하게 1달 가격이 15만 원이고 3달 가격이 30만 원이다. 이러면 3달 끊으면 내가 굉장히 합리적인 사람처럼 느껴진다.


그리고 회원권을 끊을 때는 (평소와 다르게) 아주 단호하게 ‘결제해주세요’를 외치며 카드를 내민다. 물론 할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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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깅스만 입고 돌아다니는 나의 모습을 그리면서 회원 카드와 락커 키, 그리고 언제 봐도 찜질방 옷처럼 생긴 주황색 헬스장 옷을 받아서 탈의실로 들어간다.





아이고, 내 팔자야.

이번에 등록한 헬스장은 동네에서 좀 오래된 곳이어서 단골손님이 많았다. 즉, 동네 아줌마 사랑방이었다. 이건 등록할 때부터 알고 있어서 별 신경 안 썼는데 탈의실로 갔더니 왠 갓 지은 밥과 막 담근 젓갈 냄새가 폴폴 풍기는 겉절이 향이 가득했다…

주위를 둘러보니, 방금 에어로빅을 끝낸 아주머니들이 각자 도시락을 싸 와서 탈의실 안에서 식사를 하고 계셨다. 아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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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가 뭐지?

밀폐된 공간에서 나는 김치 냄새를 맡고 숨을 깊게 들이마시며 재빠르게 헬스장으로 나왔다. 오늘은 무슨 운동을 해볼까? 싶은데, 막상 할 줄 아는 게 별로 없다. 바를 들고 하는 건 어차피 관심 없었고, 머신 앞에서 가장 낮은 중량으로 설정하고 이두근 운동이니 어깨 운동이니 깔짝 깔짝대다가, 나의 서투름에 스스로가 민망해져서 금세 나온다. 1kg 아령도 들었다가 놓았다가 하지만, 왠지 세상 사람들이 나의 어색한 동작만 보고 있는 것 같아서 민망해서 금세 내려놓는다. (사실 아무도 나에게 관심 없다는 걸 충분히 알면서도)



그리고 내가 향하는 곳은, 나의 친구 너의 친구 가장 만만한 러닝머신이다. 근데 막상 러닝머신을 해보면 알겠지만 정말 세상에서 가장 지루한 운동 중 하나이다. 처음에는 TV가 앞에 달려 있어서 좋았다. 영화 보면 2시간 훌쩍 가겠지? 싶은데, 헬스장에서 트는 신나는 클럽 음악에 TV 소리는 하나도 안 들리고 나는 그림만 보고 있다.




오늘도 나는 헬스장에서 머문 시간이 채 30분이 안 된다.

아. 샤워까지 했다. 헬스장 안에서보다 헬스장까지 가는 길이 더 운동이 되는 것 같은 건 느낌 탓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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