펑키한 체크 셔츠의 유명한 신사는
다리를 멋지게 꼬고 앉아 나를 바라보며
유창한 언변으로 창의성이 무엇인지 이야기했다.
하지만 눈도 똑바로 쳐다보기 힘들었던
광기 어린 천재와의 짧은 만남 이후
마음의 어디선가 계속 불편한 질문이 쏟아진다.
진정한 창의성이란 무엇인가.
아니, 창조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어떤 이는 의미가 담겨 있는 틀에 시선을 두고
어떤 이는 그 의미 자체를 응시한다.
창의의 유의어로 줄곧 독창성 혹은 기발함만을 떠올려 왔다.
지금은 해 왔던 모든 것들이 부자연스럽게 여겨지며
무엇이 아트고 무엇이 창의성인지 모호하다.
장님이 의지하던 지팡이의 끝에 우연찮게 닿아 버련 걸까?
진실로 멋진 작업들은 그 안에 아티스트를 담고 있다고 했다.
내가 만들어내고 있는 것들은 나를 얼마나 담아내고 있을까?
어느샌가 처음의 두근거림을 잊고 엉뚱한 곳을 바라보며
진실된 것을 만들어내려 했던 자신이 부끄럽다.
지금은 우리를 떠난 존 웹스터의 방식이 소스라치게 와닿는 요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