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추억(그 시절)

No. 맥가이버, 소머즈. 20원짜리 주황색 공중전화

by 김주리

반백살이 코앞이다.

X세대였던 난 이제 진짜로 늙어가고 있는 것 같다.


가는 세월 누가 잡을 수 있을까


어른들께서

과거의 것들을 보면 좋아하시는걸

진심으로 이해되는 나이에 접어드나 보다.


입천장 다 까지게 만들어준 꺼끌꺼끌한 질감의 신호등 삼색사탕

집 바로 앞에 두 개나 있었던 구 멍 가 게! ( 나의 아지트 들어가면 그냥 행복했던 )

빼빼로 새우깡 꽃게랑? 쟈키쟈키 양파링? 50원인가 100원짜리 지금보다 질소 적게 넣은 양심적인 과자들

발목에서 딱 끝나던 흰 바탕에 검은 나이키 표시가 커다랗게 새겨진 농구화 ( 인기폭발)

시장표 핫도그 50원 기본

크고 토핑 붙여주면 100원

비디오 가게에 꽂혀있던 두툼한 여러 종류의 비디오테이프들

쭈쭈바 아폴로 학교 앞 오락기계

장국영 유덕화 왕조현 오천련.... 멋지고 아름다운 그들


지금보단 모든 것이 많이 작았던 나에겐

이 모든 것들은

큰 것들이었다.

내 기억 속에 더 크게 자리 잡고 있는


그냥 좋다.

추억은 그런 거다.

과거의 물건이든

과거의 첫사랑이든

지나고 봐도 설렌다.


이제 난 잘되도 잘못돼도

내 인생의 모든 결과를 다 책임져야 하는

진정한 어른이 되었다.


그 부담을 "추억으로" 잠시 내려놓고 싶은가 보다.

그때 나는 덜 책임져도 되는

잘못해도 용서가 조금 더 되는

그런 어린아이였으니까...


엄마와 나보다 3살 어린 동생의 손을 잡고

"우뢰매"를 보러

어린이회관으로 들어갔던 기억이 너무나 선명하다.

콩콩 뛰어다니던 강시 괴담이 학교에 퍼지며 지금 보면 너무나 귀여운데

허연얼굴에 바른 연지곤지조차 무서웠던 기억이 난다.


그 존경받아야 하는 유관순 언니를

학교에 나오는 귀신으로 만들어버린 비애국자였던 초등학생들

그런 비 애국자의 마음을 혼내기라도 하 듯

5학년 1반 미술시간

88 올림픽 굴렁쇠를 굴리는 소년을 보고 박수를 치며

그림도 못 그리는 학생들조차도 호돌이 마스코트와 오륜기를 크레파스와 물감으로

열심히 그리게 하셨다. 다 번지고 난리였던 기억이

자꾸만 추억이 그리워진다.

잘못해도 울면서 아양 부리며 엄마 아빠에게 기댔던

그 초등학생의 내가 요즘은 자주 떠오른다.


그런가 보다.

추억은 그 자체가 주인공이 아니라

그 추억 속에 살고 있는

나 자신이

그 주인공이고

그때의 내가 많이 그리운 거다.


현실의 팍팍함 속에

잠시 혼자만의 조용한 추억여행을 떠나보니

치유와 힐링이 동시에 된다.


생각만으로도 웃음이 지어지는

고마운 추억

가끔 만나보자.

기억나게 해 줘서 고마워.


추억은 2탄에서 계속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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