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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꾸는나 Nov 01. 2021

가죽공예 이야기<오랜만에 밤새서 올빼미 작업>

작업하다가 정신 차려보니 새벽6시다. 실화니?

오랜만에 드라마 틀어놓고 작업을 했다. 중간중간

집중할 때는 끄고 바느질할 때는 켜고 했는데,

이상하게 자꾸드라마가 한편씩 끝나고 끝나고.....                    

정신을 차려보니 낮에는 3시간 작업하고 밤은 꼴딱

새버렸다?


밤에 잠이 안 와서 밤 12시부터 작업했는데 6시라니???

집중력이라곤 1도 없는 내가 핸드폰은 멀찍이 두고

하루 종일 작업만 했다.  


와... 중독성 있는 작업이다.


낮에는 가죽 가방 윗부분에 바이어스를 두르는

바느질을 하다가 오랜만에 피를 봤다.

이제 피 봐도 그저 그렇다. 아, 혈액순환 잘되겠네? 정도?


낮에 3시간 작업하고 뿌듯하게 잠자리에 들었는데,

엥? 잠이 안 오는 거다.

아 일어나서 좀 더 작업하다 잘까?

아니야 새벽에 일어나자! 고민하다가 결국

일어나서는 다시 열심히 '홍천기'와 함께 작업했다.                    


손가락에 장비를 갖추고? ㅋㅋ 입구 바이어스와

밑판 붙이기를 시도했다. 두 과정 모두 바늘구멍이

잘 안 보이고 뚫기도 힘들다.


꽉꽉 실을 당기면서 바느질하지 않으면 나중에

결과물이 느슨해져서 실이 다 보인다.

한 땀 한 땀 정성을 다해 꽉꽉 당기며 해나갔다.                    

이 정도 할 때가 아마? 새벽 2-3시?


이제 잘까 하다가 바로 다시 또 다음 작업에 들어갔다.

밑판에 바이어스 둘러주기를 시작했다.

이 부분이 가장 고생이었다.

지금도 손가락에 얼얼하다.

잘못 바느질하면 밑판에 조금 전에 둘려놓은

바느질 부분에 겹쳐서 밑바닥에 구멍이 날 수 있다.


심지어 밤중이라 그리프로 구멍을 낼 수 없기에

두 날짜리 그리프(=가죽에 구멍을 뚫는 도구로 날이 1,2,8,10개로 구멍을 뚫을 수 있다)

날이 두 개면 손으로 힘을 줘서 뚫을 수 있다.

물론, 나처럼 괴력? 을 가져야 가능하다.


홍천기에 출현했다면 나는 물괴였을 거야 하면서

열심히 구멍 내고 바느질하고 구멍 내고

바느질하고 무한 반복하고 마침내!!!!!!!

밑판 바이어스도 완성했다.


요만큼 완성!!!!!!!

이제 가죽 어깨끈 완성하고!

부속 장식을 달아 주면 된다.가죽공예를 배울 때

다양한 가방은 만들어본 적이 없어서 일일이

패키지를 사서 설명서를 읽고 스스로 공부했다.


에르** *가방 이런 식의 수업 과정도 공방에 꽤 있긴 하다.                    

하지만 공방에 더 다닐 시간적이나 물질적으로

여유가 없었기에 일단은 명품 패키지로 설명서를 읽고

만들 수 있도록 한 과정으로 익혔다.

이런 과정을 통해 가방을 만들 때 들어가는 다양한 기법,

부속품의 사용방법, 안감이나 보강재를 공부할 수 있었다.


지금도 어려운 가방들은 진행형이다.

스스로 쉬운 가방은 만들어보고,

어려운 패키지도 꾸준히 하고 있다.                    


정말 명품 카피를 하고 싶지 않지만 패키지로 일일이

손으로 배우지 않으면 머리로 이해를 못하는

부족한 사람이기에 일일이 연습 해본다.


새로운 기법을 접해보고 설명서대로

작업해 나가다 보면 내 방법도 생기고 이해가 안 가면

유튜브나 가죽 카페를 통해 이해가 될 때까지보고

또 어디라도 물어보고 배운다.


아직은 소품제작에도 만족하는 가죽 공예인이지만,

아직은 작은 수업을 진행함에도 감사하는 강사지만,

아직은 패키지 작업에도 만족하는 초보지만,


언제 가는 이 모든 기법이

내 것이 돼서 나만의 가방을 만들고 싶다.

단 하나뿐인 내 가방을 완성하고 싶다.

쉬운 나만의 패키지를 만들어서 누구나 가방을

배우고 파하는 사람에게 전달해 주고 싶다.                    


그런 날이 하루 빨리 오도록

더욱 열심히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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