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 인간을 만나는 법을 배우다
저는 타인의 삶에 관심이 없는 편입니다. 그래서인지 연예인의 일상을 주제로 방송을 하는 프로그램은 재미가 없습니다. 이런 태도는 비단 연예인뿐만 아니라 제 주변인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가장 친하다고 생각하는 친구도 1년에 서너 번 연락하는 게 다였으니까요. 그런 제가 타인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건 확실히 글쓰기 튜터가 된 이후입니다. 그 변화에 영향을 미친 게 뭐였을까 곰곰이 생각해 봤습니다.
1. 잘 안 읽던 책을 읽는다.
저는 책 편식이 심했습니다. 영상 제작, 포스터 제작 등 전공과 관련된 관심 있는 주제의 책만 읽고, 그 외 분야는 거들떠보지도 않았죠. 그런데 글쓰기 튜터로서 매 학기 교육을 받으니 전혀 안 사던 에세이도 읽게 됐습니다. 책을 읽는 양 역시 함께 늘었습니다.
2. 타인의 내밀한 이야기를 담은 독서 에세이를 첨삭한다.
독서 에세이는 책을 잘 알게 되는 독후감과 달리 '책을 읽은 학생이 어떤 사람인지'를 알게 되는 글이라고 배웠습니다. 그래서인지 독서 에세이에는 학생들의 가장 깊숙한, 때로는 어디에도 내뱉지 못한 내밀한 이야기가 들어 있을 때가 많았습니다.
3. 글에서 학생이 이야기하고픈 바가 무엇인지 추측한다.
글쓰기 튜터를 하며 만나는 글들은 대부분 미숙합니다. 하고자 하는 말이 있지만, 글을 작성하는 능력이 그만큼 따라주지 않는 경우가 많죠. 그래서 튜터는 학생이 어떤 말을 하고 싶어 하는 건지 찾아내는 것부터 시작하기 마련입니다. 물론 추측이 맞지 않을 수 있지만, 그렇게 타인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는 게 학생 개개인에 맞춘 첨삭을 시작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믿습니다.
그래서 글쓰기 튜터는 본인의 글쓰기 실력 향상뿐만 아니라 타인과 사회를 이해해 나가고, 그 결과 성장하여 인간적인 성숙을 할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