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튜터 졸업합니다
지난겨울, 마지막 튜터 교육이 진행됐습니다. 비공식 글쓰기 튜터 졸업식도 함께였어요. 더 이상 방학이 시작하자마자 교육을 듣지 않아도 되고, 독서 에세이를 쓰지 않아도 되고, 글을 첨삭하지 않아도 되는데 후련한 마음보다는 섭섭한 마음이 컸습니다. 그건 아마 제가 글쓰기 튜터로서 보낸 시간이 많았고, 또 그 시간에 진심을 다 했기 때문일 겁니다. 실제로 글쓰기 튜터를 하며 저는 많이도 컸습니다.
신입 때는 하나의 글을 붙잡고 하루종일 씨름하며 머리 아파했는데, 마지막 학기에는 한 글에 30분이면 첨삭이 나올 정도로 성장했습니다. 덕분에 10일에 50개의 첨삭을 하면서도 타 전공 수업까지 포함해 18학점을 듣고, 포토샵 자격증 시험, 토익 시험, 말레이시아 어학연수 등 무엇하나 포기하지 않고 해냈습니다. 글쓰기 튜터는 제 대학생활의 전부라고 해도 무방합니다. 그래서 한 번쯤은 배운 것들을 글로 남겨두고 싶었어요. 물론 생각만큼이나 어려웠지만요.
사실 졸업 즈음 영영 끝이라고 생각했던 독서 에세이 첨삭은, 제가 2024년 중반에 글쓰기 교실 담당 직원으로 채용되면서 다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이제 학생들이 글을 내고, 튜터들이 첨삭을 하고 있어요. 튜터들이 첨삭을 게시하면 제가 검토하게 되죠. 글쓰기 튜터와 저의 인연은 왜 이렇게나 깊은 건지 모르겠습니다. 학생 때 몸소 체험하고 배우고 성장해 나갔던 여정을 기억하며, 다시 학생들의 독서에세이를 첨삭해 보겠습니다.
그동안 제 첫 브런치 연재글을 기다려 읽어준 독자님들께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