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이 가시지 않는 새벽 별을 보고 아침을 시작한다. 아무도 없는 주차장에 시동을 걸면 차가 나의 다리가 되어 출근을 도와준다. 언젠간 자동차는 나의 발이 되었고 발통이 되었다. 25분 출근은 밀리지 않지만 자유자재로 속도를 내며 달릴 수 있는 자동차가 어쩌면 고맙기도 하다. 따뜻한 히터를 틀고 라디오에서 나오는 노래를 들으며 직장을 향해 달려간다. 캄캄한 밤 자동차들은 자기들의 자리로 찾아가기 위해 운전을 하고 하루하루 살아낸다.
새벽출근의 장점은 일찍 갔다 일찍 오는 거.. 시간이 참 빨리 간다는 것이다. 과연 내가 할 수 있을까? 라며 질문을 던진 새벽출근은 나에게 많은 것을 안겨주었다. 아침을 안 차려도 된다는 홀가분함과 나 자신만 챙기고 훌쩍 나올 수 있다는 장점, 아이들은 남편 몫이 되었다.
아이들 어린이집 학교 모두 나의 손을 다 거쳤다. 오후 일과도 물론, 나는 지쳐갔고 나도 일이 하고 싶어졌다.
하나부터 열 가지 다 챙기던 나의 일상이 점점 손을 벗어났다.
남편은 아이들은 그냥 크는 줄 안다. 자기 밥만 챙기고 훌쩍 나가는 남편의 모습을 볼 때면 화가 치밀었다.
아이들 앞에서 화를 낼 수도 없는 일이고, 주말에도 독박육아를 이어가는 내가 아이는 혼자 낳았냐며 한탄해도 남편은 뭐가 그리 바쁜지 아이들은 뒷전이 되었다. 결혼 13년이 무색하게 세월은 흘러갔다.
아이들은 엄마가 일찍 나가도 아빠손을 빌려 학교에 등교했다. 곤히 자고 있는 아이들을 깨우긴 그렇고 소리소문 없이 나올 때면 "엄마 왜 간다는 말도 없이 갔냐고 화를 낸다.
곤히 자고 있는 아이를 깨우긴 참 힘든다.
단점은 일찍 일어나야 한다는 거 잠이 많은 나에겐 새벽 기상은 힘든 일이다. 그래도 책임감이 무서운가 보다.
시간을 지켜 일어나는 나 자신이 가끔은 신기하기도 하다.
아이들도 언젠간 엄마의 마음을 알겠지.
새벽출근은 참 묘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