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줌마라는 깡
하늘은 맑고 청명한 가을이 시작되었다. 며칠 비가 온 뒤 기온이 내려가고 더위는 살짝 꺾인 듯하다.
아침저녁으로 기온차이가 심하다. 이럴 꼭 감기 걸리는 시즌을 맞이하게 된다. 하늘을 맑고 청명하다. 9월은 새롭게 시작한 일을 지겹지만 해내었다. 내 생애 첫 마트 알바라니.. 그 세계는 심오하고 어려웠다. 소위 추석 대목을 위한 선물세트 알바였다면 더 쉬웠을까?
친정엄마께 아이들을 부탁했다. 저녁을 안 차려도 된다는 것과 아이들에게 시달리지 않고 자유가 있었던 것 누가 해주는 밥을 먹을 수 있다는 사실이 좋았다. 그뿐인 듯했다.
아줌마라서 깡이 생긴 걸까.. 마스크를 낀 나의 표정은 아무도 모르니 그 사실이 좋았다. 마스크가 없었다면 더 웃고 더 친절해야 했으니까.
만만하게 본 나의 오산이었다
사람들이 맛은 있지만 다들 놀래는 눈치다. 안다 한 번에 큰돈을 내기란 쉽지 않지. 마지막날 한번 보고 가신 분이 기계를 구입했다. 한건도 없을 줄 알았는데 축구골대에 공이 들어간 것처럼 소름 돋았다. 괜한 희열일까?? 시간 보내기 위해 브런치 글 보고 학도 접고.. 참 1분 1초가 그렇게 안 간 시간이 있었나 싶었다. 어색한 장소에 어색한 사람들과 서있으니 견디기 힘들었다.
다양한 가족의 색깔을 가진 사람들이 마트를 구경 왔다. 아는 사람이 올까 눈 마주칠세라 부리나케 고개를 돌리고 뒷모습을 유지했다. 거북이가 머리를 만지면 쏙쏙 들어가는 것처럼 아는 사람이 올까 눈을 크게 뜨고 고개를 돌릴 궁리만 했다.
그래도 다행히 알아보지 못했다. 아이에게 놀아주지 못하는 사실이, 미안하게 느껴졌지만
그래도 친정엄마랑 잘 지내고 있는 것 같아 마음이 놓였다.
키즈카페를 데려간다는 약속하에 휴대폰시간을 엄격히 조정하고 싶었는데 내 눈에 안 보이니 어떻게 단정 지을 수가 없다. 믿어야 한다는 사실이.. 아이들은 그때뿐... 스마트폰의 유튜브 홍수 속에서 독서하는 아이로 키운다는 게 참 어렵다.
부모부터 변화해야 한다고 하는데.. 나조차도... 혼나야 하는 가보다...
그 이후로 마트는 쳐다보기 싫어졌다. 잠깐의 쇼핑은 좋았는데 시간을 보낸다는 건 참 어려운 일이었다.
아줌마마되 고 나니 무서울 게 없다.
그래도 다신 마트알바는 안 하고 싶다.
내 시간이 소중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