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처럼 너에게 간다..

잊혔던 눈이라는 추억을 소환

by 햇빛누리
출처 픽사베이


올해 12월 21일은 눈이 많이 왔다. 그렇게 바라던 비는 안 오더니 눈이라니.. 11월의 날씨도 참 따뜻했는데 눈을 만들려는 준비를 한 것일까.. 그때만 해도 겨울이 추워질까 눈이 올까 이상기온이라 했지만.. 곧이 내 비처럼 눈이 쏟아졌다. 미리 크리스마스를 준비한 것일까?





겨울이 싫다 온몸의 세포가 하나하나 반응하듯 닭살이 돋는다 내 몸하나 건사하기 힘든데 아이 셋까지 케어라... 힘이 든다 거북이처럼 나는 목을 움츠렸고 이내 겨울은 뼈마디를 감싸았다. 아이를 낳고 추위는 더 싫어졌다 뼈마디가 욱신욱신 쑤시는 것이 역시 바람 든 무처럼 내 몸은 아파지는 기분이었다. 그렇게 눈 오고 바람 부는 겨울이 왔다. 겨울이 지나면 또다시 새싹이 아련하게 돋는 봄이 오려나. 남편과는 아직 며칠째 냉전 중이다.



흔한 놀이터도 미끄럼틀도 겨울에는 없던 어린 시절 눈이 무릎까지 차던 시골 어느 동네 다 쓴 비료 포대에 짚을 넣어 뒷산에 가서 눈썰매를 타던 기억이 있다. 밭과 밭고랑 사이를 꿀렁꿀렁 움직이면 직선으로 내려오는 것보다 위험하면서도 아찔했다.

강이 얼면 아빠는 나무판자에 어설프게 못을 박아 밑에 판자밑에 스텐날을 심어 놓고 나무방망이에 못을 박아 강가에서 얼음을 헤치며 놀았던 기억이 있다. 살얼음에 얼음을 밟으면 발이 흥건히 젖어 집에 오기도 했다. 동상이 걸려도 뭐가 좋아 희희낙락 거리고 군불에 구운 군고구마와 군옥수수를 먹으면 그렇게 좋았던 천진난만했던 어린 시절.. 집 앞마당에 눈이 오면 크게 크게 눈을 굴려 대형 눈사람을 만들고 나뭇가지로 눈썹 입 손에 장갑을 껴놓도 했다. 지금 생각하면 정말 예전 것처럼 필름이 돌아간다 눈이 커질수록 너무 신났다.



출처 픽사베이

눈이 오면 동네에서 사진 찍고 추억을 남기기 바빴다. 주먹만 한 눈이 내릴 때면 입을 벌려 맛을 보던 그때가 떠오른다. 코끝이 빨개지고 발가락이 얼 것 같아도 그땐 참 즐거웠다. 글을 쓰다 보니 눈물이 난다. 시절의 난 참 행복했었던 것 같은데 지금의 겨울은 아득히 먼 추억이 되었고 추억으로 살아가고 있다. 소소한 것에 웃고 울었던 것은데.. 어른이 되어보니 눈이란 참 위험요소가 되었다. 소박한 것에서 웃고 즐기던 옛 시절이 문득 그리워진다.




출처 픽사베이


그곳에서 살던 추억은 아직 내 머릿속에 있다.

늦은 밤 할머니댁에 갔다 기차에서 내리면 눈이 펑펑 왔다. 전봇대에 조명에 눈이 내려 보석처럼 비치는 눈이 얼마나 예쁘던지.. 복사꽃같이 하얀 눈을 밟으며 네 가족이 집으로 가던 것이 생각이 난다. 어깨에 맞아도 젖어도 첫눈은 참 뽀드득하고 부드러운 나의 기억을 회상하게 된다. 하얀 눈에 팥을 올려 한입 떠먹으면 어떤 맛일까 상상하게 된다.. 물론 환경오염이 된 팥빙수를 먹는 기분이겠지만...

눈이 오면 도로 얼까 봐 걱정 혹시나 아이들이 넘어질까 봐 걱정 차가 미끄러질까 봐 걱정.. 오래 산 것도 아닌데 그때 그곳에서 지낸 어린 시절의 난 행복했으리라... 생각된다. 결혼과 육아 현실에 부딪혀 눈에 대한 추억도 회상하지 못한 채 살아가는 나 자신이 안타깝다. 책을 읽더라도 옛날 시골모습을 회상하게 되면 기억도 어느새 소환하게 된다.




아이들은 연신 "첫눈이 왔다 눈이 왔다" 노래를 부르고 눈은 밟으면 뽀드득뽀드득해 "

소리를 지른다.. 지금의 눈은 예전처럼 맑고 깨끗하지 않으리라.. 사는 것이 힘들어지면 어린 시절을 회상하려 한다. 더 이상 아파지지 않도록 순수함을 놓치지 않으려 기억의 끝자락을 잡으려 한다. 눈에 대한 회상과 눈의 순수함을 믿으며........... 첫눈아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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