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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Fau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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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노 Sep 01.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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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55

넌 철썩거리는 파도를

바라보고 있었어

어쩌면 모래틈에 낀 유리 조각을

주으려는 것일 수도 있겠지


짧은 바지와 시원한 옷 가락을 걸쳤지만

바닷물에 젖는 것을

싫어하는 것처럼 보였어


당장이라도 물에 들어갈 것 같은 옷을 입고

넌 그저 파도를 바라보고 있었지

다음 파도는 여기까지 안 오겠지라고

안심한 채로 말이야


한참을 바라보다

넌 고개를 돌리고

더 먼 곳에서 파도를 바라보았어


시간이 지나고 너를 찾았을 땐

파도가 오지 않는 언덕에서

먼바다를 바라보고 있었어


마치 파도에게 상처를 입었지만

바다를 사랑하는

비련의 여주인공처럼 말이야


난 그때 우리가

친해질 수 있을 것 같다는

므흣한 생각이 들었지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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