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이름

by 조헌주



강들은 바다에 이르러서야 자신의 이름 없음을 안다

이름 없는 사람들 이름 없는 들풀만이 사랑을 안다

선악과를 따고 이름으로 남과 나를 나누어

다툼과 갈등 속에 살았던 지난 삶은

바다에 닿아서야 너와 내가 하나였음을 안다

후회는 언제나 늦다

각자의 이름을 가지고 강을 이루어 흐르기 전에 우리는 모두

바다에서 만난다는 진리를 알고 출발해야 한다

출발 전에 반드시 반드시 가장 낮은 곳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바다를 바라다보아야 한다

좁아짐도 넓어짐도 굽이침도 느려짐도 마름도 넘침도 없는 바다가

우리의 마지막 희망이고 사랑임을 내려다보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