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큐피드의 화살

시와 단상

by 조헌주



연정이 떠나 깊이 패인 자리에

속살이 자라기까지 시간을 약으로 쓰라고 건네준

어떻게든 상처는 아물기 마련이라는 친구의 말에

상처 입은 사슴처럼 깊은 산중에 몸을 숨기고

나을 것 같지 않은 상처를 혀로 핥아가며

냄새를 지우고 내려온 냇가에

사냥꾼의 화살은 숨죽이며 기다리고 있다.

내려온 한순간을 틈타

화살을 맞은 자리엔 언제나 새살이 돋았지만

그곳의 털은 다시 자라나지 않았다.





사랑의 자리는 상처 입고, 아물고, 다시 상처 입는 자리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