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타리카 산타테레사 2000 티피카 메호라도 레드허니

스페셜티 커피 에세이 시리즈 # 6

by Grey





시리즈의 여섯 번째 커피입니다.





코스타리카 산타 테레사 2000 티피카 메호라도 레드 허니

(Costarica Santa Teresa 2000 Typica Mejorado Red Honey)





Variety: Typica Mejorado




Dripper: Origami




Process: Red Honey




Note: Jasmine, White Flower, Nectarine, Pomelo, Complexity, Clean




Information:


4m 38s

95 ℃

백산수



20g

pour 320g

Ratio 1:16


-


TDS: 1.27

EY: 20.32


[21 - 31 ℃ 구간에서 최소 30회 이상 측정한 평균 값]



Grinding size(㎛): 1,072.31 - 1,076.58 ㎛




Review:



코스타리카 산호세 도타 밸리(Dota Valley)에 위치하고 있는 산타 테레사 농장의 티피카 메호라도입니다.


산 호세 지역은 높은 고도와 화산암 기반의 토양으로 코스타리카 스페셜티 커피의 핵심 지역이며 매우 유명한 따라주 계곡이 도타 밸리와 가까이 있습니다.


따라주(Tarrazu) 지역이 행정 구역 상 넓은 지역을 의미하며 도타(Dota)는 상대적으로 좁은 범위, 특정 마을을 의미하기에 이번 커피는 ‘ 추적 가능한 ‘ 이라는 스페셜티 커피의 속성을 확실하게 가지고 있다고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산타 테레사 옆에 들어가는 2000은 8년 전부터 4대 농부인 Alex Urena가 설립한 마이크로 밀의 이름(구획)입니다.


개량 티피카의 일종인 티피카 메호라도의 선발 연도 또한 2000년이기 때문에 티피카 메호라도 품종에 대한 설명이라는 추측도 해볼 수 있었지만 농장 이름 바로 뒤에 따라 붙은 것을 미루어보아 마이크로 랏의 이름이라고 생각하는 게 더욱 합리적일 것 같았습니다.


산타 테레사의 레드 허니 프로세싱은 수확 후 과육의 약 50 - 70%를 잔존 시킨 후, 건조대에서 약 8-12일간 느린 건조를 진행합니다.


이 과정에서 지속적인 뒤집기와 온도 모니터링을 통해 더욱 원하는 타깃에 접근할 수 있게 됩니다.

이후 특별히 선별된 효모 스트레인을 사용하여 더욱 깨끗하고 풍부한 과일의 산미 캐릭터와 좋은 질감을 만들어 냅니다.


미생물 발효에 대한 과학적인 접근과 많은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타 산지들과 농장에 비해 더욱 정밀한 프로세싱 테크닉을 가지고 있는 산타 테레사 농장입니다.


이스트 또는 미생물을 이용한 퍼먼테이션을 논할 때 개인적으로는 프란츠 자이메츠의 로스트 오리진 커피 랩이 가장 먼저 떠오르기 때문에 두 농장(연구소)의 차이점을 비교해 보았습니다.


로스트 오리진은 맥주 양조 기술자였던 프란츠 자이메츠가 스페셜티 커피 프로세싱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다년간의 연구를 거친 수준 높은 이스트 퍼먼테이션 테크닉을 자랑합니다.


산타 테레사는 다양한 효모를 조합하여 비교적 실험적인 프로세싱을 진행하며 통제된 환경보다 농장 고유의 환경을 활용하여 특정한 향미를 발현 시키는 형태입니다.


로스트 오리진에서는 극적인 풍미 표현, 특정 향미를 뾰족하게 발현 시키기 위한 타겟 프로세싱을 연구하는 형태로 발전하고 있으며 산타 테레사는 밸런스와 떼루아, 품종에 맞는 향미를 추구하는 형태의 발전을 해왔습니다.


두 접근법 모두 커피의 향미를 향상시키기 위한 방식이지만 세부적인 디테일에서는 작은 차이가 존재합니다.


실제 추출에서도 이러한 특성을 느낄 수 있었는데 과하지 않고 편안하게 다가오는 화이트 플라워 계열, 자스민 아로마가 마치 잔향이 좋은 향수와 유사했습니다.


천도복숭아(Nectarine)의 깨끗하고 섬세한 산미가 좋은 복합성을 가진 커피라는 것을 설명해 주었고 점도가 높지 않은 과일 주스와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시트러스 캐릭터 또한 적당한 강도로 존재했는데 오렌지나 자몽과 같은 일반적인 노트보단 포멜로 같은 조금 더 단 맛의 밸런스가 치중된 듯한 산미 톤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오리가미 전용 필터가 아닌 호환이 가능한 웨이브 필터를 사용했으며 이 부분은 최종 추출 시간이 길어지는 결과에 기여했습니다.

최근 시장에 나오는 평균 이상의 로스팅 실력을 가진 로스터가 라이트 하게 프로듀싱 한 스페셜티 커피들은 대부분 추출 시간이 길어져도 최종 컵 퀄리티에서 큰 문제를 야기하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산지에서 생두 프로세싱에 대한 테크닉 향상과 소비국으로의 수출 시 과거에 비해 최대한 퀄리티의 변화가 적도록

하는 패키징 노하우가 좋아진 부분, 그리고 라이트 로스팅에 대한 국내 로스터들의 데이터 베이스가 이제는 충분히 쌓였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확신에 가깝게 이야기할 수 있는 이유는 지금도 이따금씩 결점두 비중이 높은 저가 품종, 열악한 인프라를 가진 산지에서 오는 커피들을 다루게 되면 아주 사소한 변수에도 디펙트가 심각하게 나타는 경우가 더러 있기 때문입니다.


필자는 게이샤와 같은 품종을 단순히 넓은 향미 스펙트럼을 가지고 있어서 좋아하진 않습니다.

과거에는 예외의 경우가 분명히 많았지만 현재 스페셜티 커피 시장에서는 가격대가 높게 책정된 품종일수록 실제로 더 많은 공을 들이고 값어치에 걸맞는 가치를 가지고 있는 경우일 확률이 높습니다.


산타 테레사 농장의 커피는 자신들이 가진 떼루아에 맞는 생산 법과 그곳에서 자라난 생두 특성에 맞는 프로세싱을 연구하고 철저한 퀄리티 체크를 통해 자신들의 커피를 소비국으로 보냅니다.


단순히 추적이 가능하다고 해서 스페셜티 커피라고 부르는 것보다 추적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생산자들이 자신들의 커피에 자부심을 갖는 구조야말로 진정한 스페셜티 커피의 속성 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경험했던 우수한 티피카 메호라도 품종은 에콰도르의 몇몇 농장이 전부였는데 오늘로서 미지의 세상을 알게 된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일전의 글에서 여러 번 언급한 내용이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품종 중, 항상 높은 순번으로 꼽히는 품종이 바로 티피카 메호라도입니다.


접근성이 좋은 가격대에서 적절한 떼루아와 프로세싱을 만난다면 어쩌면 게이샤 이상의 포텐셜을 가지고 있는 몇 년 내로 스페셜티 커피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불게 해 줄 품종이라는 생각을 하며 여기서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급격히 추워진 날씨에 감기에 걸리는 경우가 잦아지는 것 같네요.


건강 잘 챙기시고 곧이어 업로드될 다음 글에서 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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