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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눈꽃 Nov 14. 2022

결혼자격증은 왜 없나요?

없는 게 왜 당연한가요?


운전면허증, 공인중개사 자격증, 바리스타 자격증 등 우리는 살면서 다양한 자격증의 단어를 들어보거나 그 허들을 넘어보기 위해 용쓰는 경험 해본다. 하지만 난 진짜 중요한 이건 왜 없을까 하는 생각을 많이 한다.



결. 혼. 자. 격. 증.



지구상 어디에도 없는 자격증이라 이런 언급 자체가 의아하고 허무맹랑한 발언이라고 할지 모르겠다.

내 나이 사십이지만, 희한하게 20대 초부터 하던 오래된 생각이었다. 아니, 학창시절 가정과목 시간에 수행평가랍시고 바느질 잘하는 법도 배우고, 영어 악센트가 단어의 앞에 오는지 뒤에 오는지, 요기선 -ed를 붙여야 하는지 -ing를 붙여야 하는지 질리도록 들어본 거 같은데  정작 살면서 진짜 중요한 '스스로 어떠한 사람이 되어야 하는가', '사람 보는 눈을 키우는 법',  '이런 사람과 결혼하면 절대 안 된다' 하는 참 교육은 왜 가르쳐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많이 했다. 왜 삶의 본질적인 중요한 내용은 정작 돌고 돌아 여러 차례 깨지며 셀프 터득을 해야 하는지 늘 궁금했다.



요즘 LG나 현대 등 국내 대기업들이 신입사원 채용 시에 인성검사도 필수로 둔다는데 왜 평생을 함께 할 동반자는 객관적인 제3자의 검증 없이 오로지 내 주관에 의해 콩깍지 씐 채로 결혼식장의 관문을 쉽게 통과하게 하는 건지 참으로 의아하다.



얼마 전 우리나라가 OECD 국가 중 출산율이 1명도 안 되는 0.8명의 꼴찌를 기록했다는 저출산에 한 기사를 접했다. 저출산의 대책으로 내놓은 부모수당 등의 나라의 꾐이 있다 하더라도, 우리나라가 심각한 인구위기에 직면했다 하더라도, 정부가 아무리 결혼장려정책을 펼치더라도, 장려만 할게 아니라 결혼 자격을 검증을 하고 인생을 함께 시작할 수 있는지 짚고 넘어가 보면 얼마나 좋을까 싶다. 사실 이런 생각이 든 이유에는 우리나라... 진짜 이혼율이 너무 높다. 이혼율의 수치도 문제라지만 이혼과 불행한 결혼의 경계에서 억지로 꾸역꾸역 유지하는 수치까지 합한다면 고 긴 인생에 앞으로 그릴 미래가 얼마나 암담할까 싶다. 자식이라도 없음 천만다행이지만 아이가 있다면 그런 둘 사이에서 혹여나 눈치 보며 자랄 아이가 나는 너무나 가엾고도 가엾다.



그러면서 오래도록 내 머릿속으로만 늘 생각해 몇 가지 검사가 있다. 나라에서 1~2년 단위로 무상 건강검진을 받게 하듯이 결혼 전 남녀에게 정부에서 이런 검사비용을 지원하고 받게 하는 거다. 이혼 후의 사회적 비용이 더 클 수 있으니 미리 예방차원인거다.

커플 전문 상담가와 긴 시간 상담을 하고, 거짓말탐지기를 대동한 검사!



1. 너무나 기본적이면서 중요한 검사인 상대에게 하는 말본새 검사

- '야! 너! 니가 이래서 저래서...'

- 아무리 사이좋은 부부라고 해도 몇십 년을 함께 할 인격체가 늘 마음이 맞을 순 없다. 하지만 이미 기본적으로 매일 쓰는 언어 베이스가 저급하면 냉랭한 기운이 감돌거나 부부싸움 시엔 안 봐도 뻔하다. 나이 차이 나는 사이라면 사실 더 중요한 포인트기도 하다. 의식적으로라도 고쳐야 한다. 예쁜 말의 힘!



2. 배우자의 불안도를 오르내리게 할 시시때때로 욱하고 터져 나오는지 승질머리 검사(성격, 폭력성 등)

- 사람이 감정 기복이 큰지굉장히 중요하더라. 욱을 참지 못해 여기저기 집 안팎에서 시시때때로 화를 흘리고 다니는지 성질머리 검사는 필수! 배우자도 배우자지만 아이가 불안을 먹고 큰다.

- 그런 면에서 외모만 보지 말고 서글서글함, 말과 행동이 기복이 없이 잔잔하고 편안한 사람인지 봐야 한다.



3. 효자를 가장한 마마보이 기질 발굴 검사

- 효자. 효녀여야 하는 건 당연하다. 고이 키워준 세월에 대한 보답이고 가족 간의 당연한 사랑이다. 하지만 효자를 가장한 마마보이인지 아닌지의 그 미묘한 경계를 잘 파악할 제3자 전문상담이 필요하다.



4. 중독 검사(도박. 알코올. 여성(남성) 편력 등)

- 이게 제일 심각하게 걸러야 하는 검사다

- 본인 인생만 조지는 건 본인의 선택이다. 하지만 남의 인생도 조질 수 있기 때문에 결혼 전 필수 검사로 행해야지 싶다. 요즘은 어째 마약검사도 필요한 시대인가 싶다.



5. 씀씀이 검사

- 내 능력껏 자산과 소득 비율에 맞춰 쓴다면 자본주의 사회에서 누가 머라고 하겠나. 능력이 있어서 그만한 장착을 하고 살겠다는데... 그럼에도 봐야 할 포인트들이 있다.

- 능력 대비 타는 차 수준

(좋은 차 탄다고 그게 그 사람의 수준이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없는 자존감에서 드러나는 과시욕인지 자본능력인지를 철저히 구분해야 한다.)

- 능력 대비 들고 다니는 장신구, 특히 백들을 봐야 한다.

(나도 여자지만 능력 대비 들고 다니는 백의 수준들이 너무 과하다면 걸러야 하지 않을까 싶다. 과한 명품백 등을 상대에게 자꾸 사달라는 내용을 마음 불편하게 흘린다면 그건 심히 결단이 필요해 보인다. 요즘 세상에 돈 벌기가 얼마나 힘드나. 상대가 얼마나 힘들게 개고생 해서 버는 돈인지를 조금 더 생각해보면 덥석 사달라고 조르기도 힘들다.)



6. 각자 추구하는 가치관 검사, 생활력 검사, 습관, 귀차니즘 검사 등



이제 전문가와 밀도있는 상담과 거짓말 탐지기를 통해 객관적인 분석이 끝났으면 결혼자격증을 쥐어주며 말해주는 거다.



"축하드립니다! 두 분은 결혼하실 자격이 충분합니다.

앞으로 100세 시대 어떤 고난과 역경이 오더라도 서로 보듬고 사랑하며 행복한 세월 맞이 하세요!"



하지만 현재는 아직 아니라고 생각되는 점수 미약자의 연인에겐 결혼자격증이 아닌 이런 말을 해준다.



"레드 썬! 콩깍지 날래 날래 벗으라우!"



그리고 점수 미달자에겐 조용히 가서 귀에다 대고 속삭여주는 거다.



"느 말이야~ 남의 인생 조질라고 작정했네?

결혼 같은 소리는 하지도 말라우!

오늘부터 당신은 아오지 탄광으로 따라오라우! 정신무장 제대로 해주갔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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