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우편(손으로 쓰는 편지)

가끔은 추억을 회상하며 살아야지.

by 박언서

○○!

오늘은 네가 자라온 이야기나 해보자!

사람이 어떠한 일이던 처음 해보는 일은 온갖 신경을 쓰고 관심을 보일 수밖에 없다.

그 이유는 처음 해보기 때문에 무조건 잘해야 한다는 의욕을 앞세워 전후좌우를 생각할 여유도 없이 남들이 좋다는 것은 다 하고 싶은 마음이다. 특히 자식에게는 말이다. 그래서 큰 자식에게는 혜택이 과잉으로 제공되는 경우가 허다할 것으로 생각한다. 물론 우리나라에서는 옛날부터 유교사상이 뚜렷했기 때문에 전통적으로 집안에서는 장자에 대한 예우가 각별하고 온갖 혜택에 우선시되어 왔다.

하지만 요즘 젊은 세대가 생각하는 방향과는 어울리지 않겠지만 우리가 그동안 살아온 방식에서 아직까지도 당연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어느 부모나 마찬가지이겠지만 내 자식이 공부도 잘하고 몸도 튼튼해야 하고 세상에 좋다는 것은 모두 내 자식에게 주어지길 바란다. 아빠 엄마도 마찬가지의 마음으로 널 키웠단다. 초등학교부터 과외, 학원, 피아노 등 지극 정성을 다 하지만 당사자인 넌 아빠 엄마가 기대하는 것에 60% 정도의 만족을 주었다고 생각한다. 물론 자식에 대한 기대에 100% 만족하는 부모가 있을까? 부모는 1%의 만족이라도 자식에 대한 애정은 항상 변할 수 없는 것이지. 아니 0%라 해도 부모와 자식 간의 정은 변할 수 없다는 것이다.

우리 아들 ○○!

너에게 60% 만족했다고 해서 서운하냐? 부모의 마음은 다 그런 것이란다. 자식이 아무리 잘한다 해도 부모의 마음에 100%라는 만족은 절대 없다는 말이지. 그 이유는 시대를 다르게 살기 때문이며 부모는 본인 기준으로 옛날 생각만 하기 때문에 자식에게 부모보다는 더 많이 배워야 한다는 고정관념에 사로 잡혀 60% 정도만 만족하고 나머지 40%에 대한 채찍을 가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특히 부모의 마음은 무조건적으로 공부를 잘해야 성공한다는 고정관념에서 비롯된 기대심리가 있지. 1등을 원하지 않는 부모가 없는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세상은 1등만 있을 수 없다는 현실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바로 부모들의 무지함이지. 그런 무지한 부모 중에 아빠는 항상 우리 아들은 나 보다 잘하니까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단다.

예초에서 예중! 예고를 입학 결정하려고 할 때의 갈등도 있었지. 좀 더 좋은 환경에서 우수한 학우들과 함께 있으면 더 잘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말이다. 그러던 중 엄마가 널 집에서 데리고 있자는 말에 그만 아빠가 이해했지만 아빠는 ○○나 ○○으로 보내려고 했었지. 너도 그때 ○○ 정도는 갈 실력이 된다고 한 말이 생각나는구나.

사람은 항상 더 좋은 더 많이 등 더, 조금 더라는 것을 희망하며 살지. 욕심이지! 모든 것은 한계를 벗어나면 문제가 되는 것인데 바로 과욕이나 탐욕으로 변하면 인생을 망치게 되기 마련이지. 아빠는 언제부터인지 모르지만 욕심을 버리고 살기로 마음먹었지. 내가 가지고 있는 만큼에서 만족하며 사는 것이 행복이지 없는 것을 가지려 한다면 가질 수도 없지만 가지려 하는 과정에서 더욱 불행한 일이 일어난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지.

네가 중학교 시절부터는 아빠 친구인 박○○ 선생으로부터 너의 학교생활에 대한 얘기를 들을 수 있었고, 고등학교 때에도 김○○ 선생이나 여러 선생들한테 직접이나 간접적으로 얘기를 전해 들었단다. 그 내용은 우리 아들이 친구들과 잘 어울리며 공부도 그 정도면 괜찮다는 칭찬이었지. 중학교 때에는 편의점 사건도 있었지만 그때 아빠는 우리 아들을 믿고 있었단다. 아빠 마음 같아서는 잘못한 것이 없는데 왜 돈을 물어주고 엄마가 학교에 가야 하는지 따지고 싶었지만 아들을 위해서 참고 말았지. 또 박○○ 선생이 아빠한테 넌 그런 아이가 아닌데 어쩔 수 없으니 이해해 달라고 말해서 참을 수밖에 없었단다. 지금 생각해 보면 잘한 일이지.

아들! 이제 엄마의 정성이 너에게 많이 도움이 되었다는 것을 생각해야 한단다. 아들을 위한 마음은 아빠보다는 엄마가 더 큰 것 같구나. 어떤 때에는 아빠한테 혼날까 봐 말도 못 하고 끙끙 알아가며 해결하는 모습도 보았지만 아빠는 모르는 채 하고 말았지. 엄마는 네가 초등학교 때부터 항상 자모회에 가입해서 선생님들과 친분관계를 유지하며 아들들을 위해 노력하였고 지금도 동생을 위해 학교에 열심히 다니시고 계신단다. 그런 덕에 아빠는 편했지만 말이다.

그리고 대학!

네가 선택하여야 하고 평생 먹고사는 방법을 터득하기 위하여 결정을 해야 하는 중요한 기로에 서서 아빠가 너에게 조언을 해줄 것이 있다면 직업에 대한 장/단점 그리고 장래성 등이었는데 막판에 선택한 결정이 적중을 하여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단다. 또한 수시를 4개 대학에 넣고 ○○에 시험 볼 때에는 아빠와 엄마랑 함께 가서 너 시험 보는 동안 엄마랑 아빠는 지하철역에서 널 기다리며 시험 잘 보길 마음속으로 기도했단다. 그런 결과인지 모르지만 너에게 합격이란 행운이 함께했고 그 행운을 감사하게 생각했단다. 이제 60%에서 100%에 도달한 느낌이었지.

그 후 인천 연수구에 방을 구하고 짐을 챙기고 인천에 데려다주고 오면서부터 엄마는 늘 걱정을 했지. 밥은 제대로 해 먹는지 잠은 제대로 자는지 초기에는 많은 걱정을 했지만 아빠는 속으로 아들을 믿고 있었단다. 사람이 혼자 살면 어쩔 수 없이 해야 된다는 책임감과 남자는 가족을 거느려야 하는 운명을 타고났기 때문에 잘할 것으로 생각했단다. 아빠의 예상대로 친구들과 잘 어울리고 적응을 쉽게 하여 네가 선택한 전공에 대한 적응 또한 잘하는 너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이가 이제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을 스스로 터득하는구나 생각하였고, 그래서 가능하면 도시로 대학을 보내야 한다는 것도 새삼 느끼게 되었단다.

군대!

000 보충대에서 00사단 ●● 제0 교육대대 그리고 ●● 제0 교육대대까지 오는 동안 남자로서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군 복무에 대한 너의 의지를 보면서 아들에 대한 새로운 감정을 느낄 수 있었고 가족의 품에 아니 엄마 아빠의 품에 있던 아들이 한 사람의 군인으로, 한 사람의 사회인으로 자리하며 본인의 몫을 충분히 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나가는 당당한 너의 모습을 보며 아빠 엄마는 우리 아들을 장하고 대견스럽게 생각한단다.

이제 교육이 중반에 다다르는구나.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모든 일에 당당하게 그리고 서두르지 말고 현명하게 대처하는 ○○이가 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단다.

어느 곳에 있어도 항상 가족을 생각하고 특히 너의 동생 동생에 대한 각별한 관심으로 우애가 남다른 형제로 살았으면 하는 것이 아빠 엄마의 마음이며 바람이고, 앞으로 우리 가족의 최우선 과제가 있다면 네가 건강하게 군 복무를 잘하는 것이고, 그다음은 동생이 열심히 해서 너처럼 대학에 걱정 없이 가는 것이란다. 그다음은 항상 우리 가족이 재미나게 잘 사는 것이지. 이제 그만 써야겠다. 이러다 소설을 쓰겠다. 동기들과 잘 지내고 몸 상하지 않도록 잘해야 한단다.

2012.03.26.(월)

예산에서 아빠가! 밥心 - 손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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