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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일상을 경험하다.

병원 침대를 타다

by 박언서

평생 처음으로 새로운 일상을 경험했다.

지금까지 어디가 아파서 병원에 입원한 일이 없었는데 엇그제 처음으로 환자복을 입고 침대를 타게되었다. 좀 낯설기도 하고 어딘가 모르게 불편하다. 어떻게 해야 하는지 하루 종일 누어 있기도 어렵고 어디 선책할 곳도 나갈 곳도 없다. 더구나 코로나19로 인해 면회도 부분 통제가 되고 불편한 일이 이만저만 아니다. 그저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이라면 핸드폰을 가지고 이것저것 검색하고 뉴스나 볼 뿐이다.

그냥 마음 편하게 먹고 쉬어야겠다 생각해봤지만 그 또한 내 마음대로 할 수 없다. 팔에 링거를 달아 놓고 가끔 다른 무엇을 추가하고 교체하고 주사도 처방하고 병원 사람들은 엄청 분주하다. 밤사이 수시로 와서 체크하려 깨우고 링거를 확인하느라 숙면을 취할 수도 없다.

그렇다고 먹고 싶은 것을 먹을 수도 없다.

금식 처방에 따라 기본적인 영양식을 링거로 공급한다. 일상에서 먹는것도 즐거움 중에 하나인데 그마저도 할 수 없다. 누어 있어도 일어나 있어도 딱히 할 일이 없어 불편하다. 예전과 달리 병실에 TV가 있는 것도 아니다. 벌써 몇 번이나 엉덩이 주사를 맞았는지 뻐근하다. 물론 처방지시에 따라 투약을 하겠지만 편한것이 하나도 없다. 너무 심심해서 글을 좀 쓰니 팔이 구부려져 링거바늘 주변이 조금 부어올랐다. 이마저도 어렵다.하루 빨리 나가고 싶지만 어쩔 수 없다. 병원의 방침과 의사선생님의 처방에 따라 며칠이나 더 있어야 할지 모르겠지만 일을 하지 않고 누어 있어도 편하지 않은 곳이 바로 병원이다. 누구는 이번 기회에 편하게 마음먹고 푹 쉬라는데 병원은 쉬는 곳이 아니고 치료하는 곳이다.

충수염(맹장염)으로 알고 왔는데 게실염이란다.

치료 잘 받고 빨리 나가자.

나는 새로운 일상 보다 일상적인 일상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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