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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언서 Jan 30. 2023

네모난 세상

이른 새벽 출근길에 라디오를 켜니 “네모의 꿈”이라는 노래가 흘러 나온다.

 처음 듣는 노래인데 리듬이 경쾌해서 가사를 유심히 들어 보니 정말 우리가 사는 세상은 온통 네모난 세상이다. 무심코 지나쳐 버릴만한 세상의 일상이지만 노래를 듣고난 후 주변을 둘러 보아도 여기저기 네모난 물건들만 가득하다. 물론 종종 동그란 것도 있긴 하지만 대부분의 구조는 네모난 모양이 기본이다.

 언제부터 왜 그랬을까?

 아무래도 둥글게 만들려면 네모나게 만드는 것 보다 어렵고 네모난 모양의 각은 일체감이 있어 그랬나 보다. 온갖 도구나 물품들은 둥글게 만들기 보다 네모난 모양으로 만들어지지만 사람이 살아가는 방식은 둥글둥글 살아야 한다고 말을 한다.

 하루 일상의 시작도 네모로부터 출발한다.

 네모난 침대에서 잠을 자고 일어나 네모난 현관문을 나와 네모난 엘리베이터를 지나 네모난 자동차를 타고 네모난 건물에 출근을 한다. 물론 중간에 동그란 그릇에 음식을 담아 아침을 먹고 동그란 바퀴가 달린 네모난 자동차를 타고 동그란 회전교차로를 돌아야 한다. 그래도 주위를 둘러 보면 동그란 모양 보다 네모난 모양이 더 많이 있다.

 우리가 항상 사용하는 금융 거래에 있어서도 동그란 동전 보다 네모난 지폐와 카드가 금액도 크고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다. 오죽했으면 사용되는 동전들은 각 가정의 저금통으로 한 번 들어가 나올 줄 몰라 구경하기 어려울 정도라고 한다. 이렇듯 동그란 모양 보다 네모난 모양이 주를 이루게 된 이유가 있다면 여러모로 편리해서 그랬을 것이다. 

 하지만 세상은 네모난 모양만으로는 이루어질 수 없다.

 때로는 동그란 모양도 세모난 모양도 존재하게 되어 있다. 다만 활용도 면에서 네모난 모양이 효율적이라서 더 많이 이용될 뿐이다. 

 세상 많은 것들은 네모난 모양일지라도 우리가 사는 지구는 둥글고 인생사 또한 둥글게 사는 것이 좋다. 우리 속담에 “모난 돌이 정 맞는다”라는 것이 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여러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리며 사는 세상이다. 둥글지 못하고 모난 것은 부딪칠 수 밖에 없다. 

 둥글다.

 네모나다.

 그냥 지나쳐버릴 수도 있지만 깊게 생각해 보면 그 나름의 의미와 이유가 있을 것이고 각자의 용도에 따라서 귀하게 대접받고 사용되는 것이다. 나는 오늘도 네모난 세상의 사물들 속에서 둥글둥글 살아가려 애를 써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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