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기성세대가 MZ세대만 탓할 수 없는 이유.

젊은 청춘에 대한 응원

by 박언서

기성세대들이 입버릇 처럼 하는 말이 있다.

요즘 젊은 사람들은 우리 때와 다르게 책임감이 없다거나 동료애와 주인의식이 부족하다는 등 기성세대를 기준으로 모든 것을 판단하고 하는 말다. 하지만 MZ세대들은 다 그럴만한 이유로 그러는 것인데 모든 잣대를 기성세대를 중심으로 생각하다 보니 모든 것이 굴절되어 보이는 것이다.

그럼 그런 MZ세대를 누가 낳고, 키우고, 가르쳤는가?

MZ세대를 낳고 키우고 가르치는 등 모든 것은 기성세대의 손에 의해 이루어졌다. 그런데도 그 책임의 중심에 있는 사람들이 MZ세대들 탓만 하고 있으니 기가 막힐 노릇이 아닐 수 없다. 스스로 잘못 가르쳤다는 과오를 범했음에도 불구하고 뉘우치기는커녕 자신들의 책임이 아닌 것처럼 말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 일이다.

세상이 달라졌다.

기성세대가 달라진 세상에 적응을 못하는 것인지, 아니면 적응하기 싫어서 그러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앞뒤 구분 못하고 무조건 MZ세대를 탓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물론 가성세대를 먹이고 입히고 가르친 부모님들 시대는 6.25 전쟁 이후 가난하고 모든 것이 어려웠다. 자식교육을 위해 없는 살림이지만 아끼고 아껴 가르쳐야만 굶주림을 벗어날 수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 그런 격동의 시대를 살아온 기성세대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런 과거를 대물림하지 않겠다는 일념으로 자식들만큼은 많이 배워 잘 살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비롯된 무조건적 사랑이나 교육으로 오늘의 MZ세대를 키워왔다. 인성을 중시하는 밥상머리 교육을 통한 가르침은 온 데 간 데 없고 오롯이 1등이 되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서 비롯된 과오인 것이다.

물론 그 열정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세상 어디에도 1등은 한 명뿐이지 모두가 1등인 세상은 없다. 자기 자식이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은 기성세대 누구나 마찬가지지만 오롯이 공부만이 인생의 모든 것을 해결해 준다고 그릇된 생각이 오늘의 MZ세대로 만들어버린 것이다. 하지만 우리의 일상에서 일어나는 소소한 예절이나 인성은 학교 교육으로 배우기는 어렵고 그런 만한 여유도 없었다. 그렇다고 기성세대가 대를 이어가며 지켜온 가문의 전통이나 예의범절을 계승하자는 구태한 생각은 아니다. 다만 여러 사람이 함께 살아가기 위한 필수적인 조건인 서로에 대한 배려와 도리를 가르치고 배웠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

돈으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다?

기성세대 그 시절에는 누구나 부자가 되고 싶은 마음에 많이 배워야 한다는 생각으로 옆을 볼 여유도 없이 앞만 보고 살아왔다. 하지만 요즘 MZ세대들은 그런 노력에 대한 가치는 인정하지만 그렇게 살고 싶은 마음은 절대 없다. 배움이나 돈에 대한 생각과 결혼 등 일상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은 나를 중심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다. 또한 자기주장이나 책임감이 뚜렷하지만 어디 한 곳에 얽매인다거나 지나친 간섭을 싫어한다. 다시 말하면 타인에 의해 피동적으로 움직이거나 하는 행위를 싫어하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스스로 알아서 잘하고 있는데 노심초사 걱정이 많은 기성세대의 지나친 간섭으로 인해 부딪치게 되고 대화가 단절되는 것이다.

탓만 하지 말고 믿어줄 수 없을까?

기성세대의 지나친 조바심에서 비롯된 일방적인 질타나 문제 제기가 MZ세대의 마음을 닫히게 만드는 원인이다. 따라서 기성세대로서 노심초사하는 마음은 당연하겠지만 묵묵히 지켜보고 믿어주고 격려를 해주다 보면 스스로 마음을 열고 손을 내밀 때가 분명 있다. 우리 속담에 젊어 고생은 사서 한다는 말이 있다. 스스로 고생해서 터득한 지식이야 말로 잊어버리지 않고 오래 가게 마련이다. 요즘 MZ세대는 청소년기 학창 시절에 너무 지나친 간섭과 강압에 의한 교육을 받았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이며 하고 싶은 취미조차 모르고 살아왔다. 이제 그런 간섭으로부터 해방되고 싶은 MZ세대에게 사사건건 탓을 하고 또다시 간섭하려 한다면 누구도 쉽게 받아들일 수 없을 것이다.

내 자식도 내 맘대로 못하는 세상이다.

한편으로는 이해를 하지만 막상 함께 있으면 습관적으로 잔소리가 나오게 마련이다. 교육이나 직장 그리고 혼인 등 기성세대의 마음은 모든 것이 순리적으로 이루어졌으면 좋겠지만 MZ세대도 나름의 생각이 있다. 교육도 직장도 혼인도 서두르거나 누구의 강요 등 마음에 없는 일은 하기 싫을 뿐이지 세상을 잘 살아가겠다는 마음이 없는 것은 아니다.

나도 우리 아이들을 보며 그런 마음은 알고 있지만 어쩌다 만나면 늘 잔소리가 먼저 나와서 미안할 뿐이다. 편하게 생각하면 나는 내 인생 너는 네 인생일 뿐이다. 서로 간섭하지 말고 배려해 가며 나름의 멋을 찾고 행복한 인생을 만들어가는 모습을 응원하며 지켜보면 그만 아닐까?

이 모든 일들은 MZ세대인 아이들이 잘 살아야 한다는 명분이지만 결과적으로 기성세대인 나의 만족을 위해 강요와 간섭이 지나쳤음을 기성세대 모두 인정해야 하지 않을까?

keyword
작가의 이전글유유자적 2박 3일 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