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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갑과 돈

부의 가치는 명품이나 돈이 아니다.

by 박언서

요즘에도 지갑을 가지고 다니는 사람이 있을까?

현금을 사용하던 시대가 지나고 카드의 시대가 된 지 오래되었다. 하지만 그래도 지갑이나 현금을 고집하는 사람이 분명 있다. 이런 경우 나이가 많거나 아니면 새로운 문명에 거부감이 있는 사람일 수 있다. 특히 컴퓨터 등 전자기기를 다루는 것이 서툴거나 귀찮아서 오롯이 은행에 직접 방문하고, 현금을 사용하고, 전화는 통화만 하며 SNS나 카톡을 못하는 사람도 있다.

지갑은 명품이 필요 없다.

어차피 지갑은 주머니 속에 넣고 다니는 물건이기 때문에 아무리 비싼 명품이라도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며 자랑하는 효과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리고 명품이라도 내용물이 들어가는 용량은 싸구려나 별반 차이가 없는 것이 지갑이다.

돈도 마찬가지다.

지갑 속에 돈도 꺼내지 않으면 휴지나 다름없는 종이쪽지에 불과하다. 지갑이나 돈은 주머니 속에서 꺼내는 순간 명품이나 가치를 알 수 있지만 꺼내지 않으면 보자기나 휴지와 다를 바 없다. 보자기는 그래도 물건을 싸서 들고 다닐 수 있고, 지갑에서 꺼낸 돈은 사용하는 순간부터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러니 지갑이나 돈은 아무리 좋고 많이 있어도 주머니 속을 벗어나지 못하면 소용이 없다는 말이다.

나이가 들수록 지갑을 자주 열어야 한다.

나이 값을 하려면 베풀어가며 살아야 한다는 말이다. 너무 이해득실만 따지다 보면 아깝다는 생각에 쉽사리 지갑을 열지 못한다. 그러다 보면 가깝게 지내던 사람들도 점점 멀어지게 되고 특히 젊은 사람들과 소통이 되지 않아 스스로 고독하게 만드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이다. 물론 요즘에는 지갑이나 현금이 없어도 핸드폰 하나만 있으면 전화 통화를 포함한 SNS, 결재 등 모든 것이 해결되는 시대다.

손에서 핸드폰이 없으면 불안하다.

어쩌다 핸드폰을 잃어버리면 마음이 불안해서 아무 일도 손에 잡히지 않는다. 그도 그럴 것이 핸드폰 안에 금융정보나 개인정보 등 모든 정보가 들어 있으니 불안할 수밖에 없다. 현금도 지갑도 필요 없는 세상을 살아가려면 핸드폰을 잘 챙겨야 한다. 물론 분실을 해도 다른 사람이 사용할 수 없도록 보안이 잘 되어 있어 다행이긴 하지만 그래도 걱정이 되는 것을 어쩔 수 없다.

옷 속에 가려져 있는 물건들,

일상을 살아가며 우리가 자주 사용 하는 물건들 중 주머니 속에 넣고 다녀야 하는 것들이 있다. 지갑이나 벨트 그리고 손수건 등은 항상 주머니 속이나 겉옷에 가려져 있어 잘 보이지 않는다. 특히 현금이나 카드는 주머니 속에 있는 지갑에 이중으로 있어 들어 있는 금액을 가늠할 수 없는 경우도 있다.

명품도 돈도 좋지만 활용 가치가 더 중요하다.

지갑이 명품이고 현금이 많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사람의 인격을 가늠할 수는 없다. 명품의 가치는 그 인성이나 씀씀이 등 사용하는 사람이나 방법에 따라 천양지차다. 아무리 고급 명품을 가진 사람이라도 인성이 엉망이라면 덩달아 명품의 가치도 떨어지는 것이 세상의 이치다. 그래서 돈을 쓰고 욕을 먹는 사람이라는 말을 듣는 것이다.

조금 부족해도 명품처럼 살아가면 된다.

사람이 죽을 때 가져갈 수 없는 것 중 하나가 재산이다. 그런 진리를 알고 있지만 재산이 아무리 많아도 아까워서 지갑을 열지 못하는 사람도 많이 있다. 재산이 있어도 베풀지 못하는 사람 보다 조금 부족해도 베풀어가며 살아가는 사람이 명품인 것이다. 일확천금 보다 꾸준히 노력해 땀으로 이룬 소득이 더 값지고 빛이 나게 마련이다.

이 모두가 팔자소관이다?

숫자 8은 다른 숫자로 고칠 수 없다. 하지만 사람의 팔자는 타고난다고 해도 스스로 노력하면 인생을 바꿀 수 있다. 그런 소중한 인생에 있어 주머니에 있으면 휴지조각만도 못한 돈에 너무 집착하지 말고 삶을 품격 있게 살아가는 방법을 찾는 유일한 지름길이 바로 돈을 유용하게 사용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나 자신을 위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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