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가지만 서두르지 않는다.
빠르면 빠른대로
늦으면 늦은대로
그저 내 앞에서
묵묵히 길을 인도한다.
뒤따라 올 뿐 앞서지 않는다
제 아무리 천천히 걸어도
걷다 지쳐 주저 앉아 쉬어도
그저 내 뒤에서
천천히 따라온다.
한없이 작아졌다
우쑥 커지기도 하는 삶처럼
하루에도 끊임없이 커졌다 또 작아짐을 반복하지만
결국 또 다시 제모습을 찾아간다.
작아졌다 좌절하지도
커졌다고 자만하지도 않고
오늘도 그저 인도하고 또 뒤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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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학원 끝나고 손잡고 걸어서 집 가는 길에
앞서거니 뒤서거니 그림자를 바라보다가
불현듯 상념에 잠긴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