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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불멍 Oct 30. 2022

달린다, 가을

정신없이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좀처럼 가슴 뛸 일이 없어진 것을 깨달은 순간

다리를 바쁘게 움직인다.

심박수를 높이면

가슴이 뛰지 않을까.


낙엽이 가득한 길

달릴때마다 바스락거리는

총천연색의 소리들.

한 때 뜨거운 햇살아래

푸름을 한껏 빛내며 위로 위로 올라가던

위풍당당하던 잎새들

떨어져 뒹구는 바닥에서 조차 그저 예쁘다.


세상에서 젤 무거운 맘 한조가리 뒤집는 일에

온 힘을 모아 애쓰지만

어느 순간 저절로 뒤집어져있는 한 조가리 맘.

단풍도 낙엽도 외롭지않다.


순식간에 저만치 달려가는

고고한 길고양이 한마리.

그저 같이 달린다. 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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