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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내서 버티기

인생은 장기전이 아니라 연속된 단기 생존전이다

by 불멍

프롤로그 — “장기전이라 생각했기에 무너졌다”


사람들은 말한다. 인생은 긴 마라톤이라고.

그래서 우리는 늘 ‘끝까지 가야 한다’는 강박 속에서 살아왔다.

정년, 성과, 관계, 명예, 역할 등등

인생을 하나의 긴 장기전이라 생각하고

멈추면 뒤처질 것 같아 달리고 또 달렸다.


그러다 문득 깨닫는다.

인생은 그렇게 길게 버틸 수 있는 게임이 아니라는 것을.

열심히 달리다가 문득 멈춰선 순간,

스스로 번아웃이라고 느낀다.

이대로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까,

그 질문이 스스로를 괴롭힌다.


지쳐 쓰러지기 전에,

삶을 조각내 보기로 했다.

하루 단위로, 한 호흡 단위로,

내가 감당할 수 있을 만큼만 잘라내는 것이다.

그렇게 쪼개진 시간 속에서 비로소 숨 쉴 틈이 생긴다.


‘버틴다’는 건 무작정 견디는 게 아니다.

순간순간 숨 쉬며 살아가는 방법을 찾는 기술이다.

지속 가능한 생존의 리듬을 찾는 일이다.


다시 일어나 잘 살아보기 위해,

나는 스스로를 위한 글을 써보기로 했다.

무너지지 않기 위해,

그리고 잠시 멈춰 있다가

또다시 힘내서 달리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삶의 조각들을 찾아가려 한다.


한 조각의 오늘이 모여

결국엔 나를 다시 만들어가는 뼈대가 될 것이라는 믿음으로.

오늘 하루를 어떻게 살아낼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를 써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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