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아닌 쉬어가는 글
나는 삼상초등학교를 다녔다.
앞은 노고산
뒤는 군부대였는데
서울 사는 사촌 누나가 놀렸다.
똥통학교
그렇다
내가 다닌
내 동생 영자가 다닌
똥을 누면 똥물이 볼기를 적셨던
똥통학교
그래도
우리가 산 세상은 더럽지 않았다.
똥은
그 눈 사람과 꼭 닮아
애기똥 땐 덜 더럽던 것이
나이 들어갈수록 더러워진다.
나도 새끼 똥은 치웠어도
엄마 똥은 못 치웠다.
엄마가 늙어 구박받는 것도
똥 쌀 때부터다.
내 평생 소원도
기저귀 차기 전에 죽는 거다.
남로당 박헌영이 출옥을 위해
미친 척할 때
똥을 먹어 성공했다.
매일 입에 똥칠을 하고
똥 더 달라고 외치니
감쪽같이 속아 내보냈다.
북으로 간 박헌영은
김일성에게 죽임을 당했다.
권력은
신념이 강한 자는 쓰지 않는다.
정치는
똥을 노련하게 다루는 직업이다.
그들에게 민주주의는
똥을 치우는 순서를 정하는 제도다.
그들에게 우리는
똥 칠 막대기면서 똥 친 막대기다.
그들은 4년에 한 번씩 똥줄이 탄다.
똥줄을 잡고 똥밭에 들어가면
똥배짱이 되고
똥탕이 된다.
그들도 똥을 뒤집어쓴 적이 있다.
김두한의 국회 똥물 투척 사건이다.
나도
우리도
똥물을 던지던 시대가 있었다.
어용농협 준공식장에 던졌던
진짜 똥물
제 똥을 남에게만 치우도록 했던 자들이
남의 똥에 제 몸이 맞아본 사건이다.
옷 브랜드 중에 '똥 싼 바지'가 있다.
똥 싼 바지가 불티나게 팔리는 것은
"너만 싸냐,
나도 좀 싸야겠다"는 퍼포먼스 아닐까
인간은 똥 앞에서 평등하다.
똥은 가장 솔직한 인간의 결과문이다.
먹은 것도, 사랑한 것도, 누린 권력도
똥으로 나간다.
똥통학교에서 싼 내 똥도
밭으로 가서
사람들의 입으로 갔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