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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생일

by 박상준


꽃보다 아름다운 모습으로 내게 와 항상 내 편으로 한평생 살아온 당신에게 어떻게 감사의 말을 전할 수 있을까요.


개나리꽃이 화창한 봄날은 가고 당신의 가슴에 영원할 것 같은 청년은 이제 청춘의 빛이 바래진 나이가 되었습니다. 수선화의 노란색이 어울리는 당신의 자태는 환한 미소로 주변을 밝게 만드는 힘이 있습니다. 항상 남을 배려하고 민폐를 두려워하는 꼿꼿함이 당신이 인생을 살아가게 하는 힘의 원천임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함께 기억하는 추억이 아름답게 그리고 더욱 눈부시게 떠오릅니다. 당신을 처음 본 순간부터 우리의 인연이 시작되고 그 인연이 영원의 동반자가 되기로 결심한 순간까지 그저 나만을 바라본 당신에게 한없이 고맙고,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합니다.


결혼하고도 멀리 떨어지는 안타까움을 힘들어해 함께 모여 산지도 벌써 30년이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인생의 희로애락을 뚫고 여기에 같이 자리하고 있음을 신께 감사하고 또 당신과 더불어 기뻐합니다.


위대한 유산으로 남겨질 딸아이 출생은 당신 인생의 정점이었고 이제는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더욱 빛날 것입니다. 살갑지 못한 성격으로 당신에겐 상처를 남긴 나의 모든 말을 용서하기를 바랍니다. 왜냐면, 나는 당신을 영원히 사랑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당당하게 대답해 주겠습니다. 다음 생에도 당신과 함께하는 삶이라면 한 번 더 사랑하고 아끼며 열심히 살아보겠다고 말입니다.


계절의 여왕조차도 빛을 잃을 오늘, 당신의 생일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살면서 풍족하지 못하고 손에 물이 마를 날이 없게 한 내가 당신에게 진심을 담아 전합니다. 당신의 생일을 축하하고 사랑합니다. 오늘 하루는 당신이 소망한 모든 일이 이루어지길 간절하게 기도합니다.


당신의 생일을 축하하며, 당신을 사랑하는 마음을 담아 전합니다.


당신 남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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