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귀에 개(소리)인디

이부작의 생각 + N 행시

by 이부작

지난번에 『내 귀에 캔디』라는 글로 지하철 민폐남을 소개해 드렸는데요(아래 포스팅 참조),

오늘은 그 강도를 훨씬 뛰어넘는 지하철 민폐 3인방을 만난 경험담, 지금 말씀드리겠습니다.


제 글을 읽고 이웃분들이 가뜩이나 날씨도 더운데 분노 지수도 올라갈까 걱정인데요,

이 에피소드에 너무 몰입하지는 말아 주십시오, 정신 건강에 해롭습니다. 이제 시작합니다.


엊그제 지하철 출근길,

눈을 감고 글감을 구상(명상 or 졸음) 하고 있었습니다.


그때 살짝 "깽" 하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저는 지하철이 역에 정차할 때 나는 소리인가 보다 하고 계속 눈을 감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또 "깨~엥" 하는 겁니다.


'엥, 뭐지?'


"깨~엥, 깨~엥"


'뭐지, 분명 개소리인디?...'


눈을 뜨고 둘러봐도 소리의 진원지를 찾을 수 없었습니다.


'이상하네'


소리가 컸는지 다른 사람들도 주위를 두리번두리번했습니다.

그때 이번엔 "왈왈" 큰 소리가 들렸습니다.


눈을 다시 뜨고 소리가 나는 쪽을 자세히 살펴보다 그 이유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맞습니다. 그 소리는 개소리가 맞았습니다.


바로 건너편 왼쪽의 할머니가 검정색 가방을 바닥에 내려놨는데,

자세히 보니 그 안에 강아지가 보였습니다.(아래 사진 봐보세요)


'헐, 강아지를 지하철에 태우는 게 안될 텐데...'


검색을 해보니 일반적으로 반려동물의 지하철 탑승이 금지되어 있고,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경우는 반려견 전용 케이지를 이용해야 하고 또한 케이지 안이 안 보이게 겉포장을 해야 한다고 합니다.

(하기 규정 참조)


공기는 통하지만 어두운 가방 안에 강아지가 갇혀 있으니 아마도 불안해서 계속 낑낑거리는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강아지가 '깨엥' 할 때마다 할머니가 왼발 뒤꿈치로 조용히 하라고 가방을 살짝 때리고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강아지는 계속해서 소리를 질렀고 짖는 강도도 세졌습니다. 그 할머니는 개 소리가 날 때마다 아무 일도 아닌 듯이 발로 툭툭 가방을 때렸습니다.


주변의 사람들이 시끄러운 개소리 때문에 모두 강아지를 쳐다봤지만 그 할머니는 아랑곳하지 않고 옆의 다른 할머니와 이야기를 계속 이어갔습니다. 이런 행동을 하는 할머니가 정말 이해 안 됐습니다. 강아지가 불안해하면 안아서 달래야 할 텐데 발로 가방을 차면서 조용히 하라고 하는 민폐 할머니를 보니 솔직히 어이가 없었습니다.


그때 제 왼쪽의 왼쪽에 다리를 꼬고 누운 듯 앉은 아저씨에게 전화 한 통화가 왔습니다.


"여보세요...블라 블라... 아니 내가 언제 그랬다고 그래?..."


이분도 주위 사람 아랑곳하지 않고 큰 목소리로 통화를 했습니다.


'와, 오늘 자리 잘못 앉았네...다른 칸으로 갈까?'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제 오른쪽에 앉은 여성분은 이미 자리를 벗어나 다른 먼 곳의 빈자리를 찾아갔습니다. 저도 이동할까 말까 계속 고민했는데요, 몇 정거장만 가면 하차 하기에 그냥 앉아 있기로 마음먹고 참았습니다.


그렇게 참아 보았지만 강아지는 계속 '왈왈' 하며 짖고 있고 왼쪽 아저씨는 계속 시끄럽게 통화하고 있고,

이게 말로만 듣던 [개+진상 합작 쇼]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때 왼쪽의 그 아저씨가 드디어 전화를 끊으면서 한마디 합니다.


"아이 C, (개소리에) 시끄러워서 통화를 못하겠네..."


아...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란다고 누가 누굴 욕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이렇게 상황이 흘러가자 저는 모든 걸 체념하고 빨리 지하철에서 내리기만 고대하고 있었는데요,

이번엔 어떤 아주머니가 짖고 있는 강아지에게 다가가 간식을 주면서 달래보려 했습니다.


결과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오히려 역효과가 났습니다. 낯선 이를 경계한 강아지가 온 힘을 다해 더 크게 '왈왈' 짖어댔습니다.

아줌마가 그냥 가만히 있었어야 했는데 괜히 강아지에게 다가갔다가 상황만 더 악화된 거죠...

그때 다행히도 내릴 역에 도착하여 저는 재빨리 그곳을 탈출하였습니다.


그날,

개소리 + 전화 소리 + 아줌마의 무모한 행동에 아침 출근길이 역대급으로 힘 들었습니다.

사람들이 제발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는 기본 예의를 지켜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마지막으로 『내 귀에 개(소리인)디』로 아래와 같이 N 행시를 만들어봤습니다.

토요일 날씨가 38도까지 올라간다고 하니 건강 유의하시고요,

몸과 마음은 시원한 여름날 되세요~ 감사합니다^^


: 내 평생 처음 경험한

: 귀 아픈 출근 지하철

: 에어컨 바람 가르는

: 개 짖는 소리 왈왈왈

: 소리의 진상 캐보니

: 이동 케이지 없이 탄

: 인정미 빵점 할머니

: 디톡스 필수 찌든 맘(心)


[내 귀에 개(소리)인디 by 이부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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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반려견 동반 탑승 규정]

- 기본 원칙: 일반적으로 반려동물의 지하철 탑승이 금지되어 있지만,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경우가 있음

- 허용 조건:

1) 반려견은 전용 이동장(케이지)에 넣어야 해요.

2) 이동장 안이 보이지 않도록 겉포장을 해야 해요.

3) 불쾌한 냄새가 나지 않도록 청결하게 유지해야 해요.

4) 크기 제한: 이동장의 길이+너비+높이 합이 158cm 이하, 무게는 35kg 이하여야 해요.

5) 안내견은 예외: 시각장애인을 돕는 안내견은 이동장 없이도 자유롭게 탑승할 수 있어요.

- 주의사항

1) 혼잡 시간대에는 탑승이 제한될 수 있어요.

2) 크기가 큰 반려견이나 짖음이 심한 경우는 펫택시나 자차 이용을 권장해요.

3) 다른 승객에게 불편을 줄 경우 탑승이 거부될 수 있어요.


https://m.blog.naver.com/smile_2bu/223838059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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