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부작의 여행기
명상과 휴식의 도시 포카라
[페와 호수 주위를 돌다]
이번 트레킹에도 작년과 마찬가지로 시계를 가지고 가진 않았다. 규칙적인 직장 생활에 적응된 몸에 변화를 주고 시간의 속박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생각이었다. 디지털카메라로 시간을 볼 수 있지만, 이 시간도 3시간 15분이 빠른 한국시간이 적용이 되어 있어서 매번 계산을 해야 했다.
그리고 시계가 없어도 내 충실한 친구 꺼멀이 있으니 시간 걱정이 없었다. 10여 일 동안 그저 눈 떠지면 씻고 짐 챙기고, 배고프면 먹고 또 먹고, 피곤하면 잠자리에 들자마자 푹 곯아떨어지니, 찌들었던 몸이 천천히 자연의 상태로 되돌아오는 것 같았다.
꺼멀이 어김없이 새벽 5시 반 약속한 시간에 찾아왔다. 꿈결에도 밖에 새벽 비가 내리고 있음을 느끼고 오늘은 일출을 보기 힘들 것임을 직감했다. 비는 멈췄지만 역시 날씨는 흐렸다. 그래도 페와 호수에서 보트를 타볼까 하고 밖으로 나왔다. 포카라는 네팔 제2의 도시였지만 카드만두와 비교해서 너무나 공기가 깨끗하고 고요했다. 사람들의 눈빛에 여유와 느긋함이 깃들여 있었다.
한 꼬마 아이가 가라데 옷을 입고 페와호수 옆 공터로 걸어갔다. 100여 미터 앞 공터 쪽을 바라보니 수십여 명의 남녀 수련 생들이 몸을 풀고 있었다. 이곳에서는 가라데가 인기가 있는 스포츠인 것 같았다. 주위에 태권도 하는 사람들도 있는지 찾아봤지만 아쉽게도 찾을 수 없었다. 호수에 보트가 있는 곳까지 갔지만 비용도 만만치 않고 날씨도 흐려서 보트는 타지 않고 다시 숙소로 돌아왔다.
내일 카트만두로 떠나기 때문에 오늘은 포카라를 충분히 돌아볼 여유가 있었다. 그래서 먼저 아침이 밝기 전에 자전거를 타고 포카라 시내를 돌아볼 계획을 세웠다. 125루피짜리 토스트 세트를 7시경에 먹고 카트만두로 돌아갈 국내선 예띠(yeti) 항공을 예약했다. 네팔 국내선 항공기는 붓다 항공과 예띠 항공이 제일 알아주는 항공사였다.
예약을 마치고 8시쯤 숙소 앞 렌털 가게에서 자전거를 빌렸다. 번쩍번쩍한 오토바이에 눈이 갔지만 금액도 비싸고 운전도 못해서 아쉬웠지만 자전거를 탔다. 자전거를 탄, 내 눈에 비친 포카라는 이제 막 아침잠에서 깨어나 생기가 돌고 있었다. 대부분이 일제인 구형 택시들이 움직이기 시작했고, 더 구형인 노란색 스쿨버스가 아이들을 실어 나르고 있었다.
비포장도로의 고인 물은 햇빛에 반사되어 반짝였고 그 옆에 낡고 허름한 동네 이발관에서 중년의 이발사가 손님의 턱에 면도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길가에는 리어카를 끌거나 가판대 위의 각종 과일을 파는 아저씨들, 길옆 공동 수돗가에서 물을 틀어놓고 빨래를 하는 아주머니 등 각자의 할 일을 하는 사람들로 북적이었다.
포카라의 아침 풍경을 뒤로하고 자전거는 호수 외곽으로 향했다. 자전거를 타고 몇 킬로미터를 돌아 포카라 중심부에서 벗어났지만 페와 호수의 끝은 보이지 않았다. 조금 더 가니 고등학생들이 풀밭에 앉아 스케치북에 페와 호수의 안개 낀 아침을 담고 있었다. 그 앞에는 젊은 선생님이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었다. 그리고 저 앞쪽에는 늙은 뱃사공 한 명이 천천히 노를 저으며 호수에 물결을 일으키고 있었다.
이 순간 주위의 모든 게 다 클래식 영화의 한 장면 같았다. 아무도 없는 길가에 자전거를 세워놓고 끝없어 보이는 페와 호수를 바라보았다. 한참을 그 자리에 서서 움직이지 않았다. 가만히 서 있었음에도 저절로 명상이 되는 것 같았다. 고요한 페와 호수처럼 내 마음도 차분해졌다. 돌아오는 포카라의 길거리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축제가 있는지 사람들이 얼굴에 분장을 하고 도로를 걸어 다녔다.
그런데 중심가의 삼거리를 지날 때 옆에서 오토바이를 렌트 하려는 동양인 남녀 2명이 보였다.
처음엔 몰라봤는데 자세히 보니 토롱 패디의 롯지에 본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커플이었다.
너무나 반가웠다. 토롱라를 넘은 뒤로는 만나질 못해서 약간 걱정했었는데 둘 다 건강해 보였다.
"Hi, nice to see you again."
처음엔 그들도 나를 알아보지 못했다.
"Don’t you remember me? We met in the thorong pedi."
"Oh, hi! You changed clothes, that’s why we couldn't recognize you."
등산복이 아닌 평상복으로 갈아입은 모습이 낯설었지만 두 사람은 더욱 어울려 보였다.
"Right, so when did you guys come here?"
"Yesterday, by airplane in the jomsom.” 여자분이 대답했다.
어제 좀슴에서 비행기를 타고 왔다면 내가 계속 트레킹 하는 동안 묵티나트와 좀슴에서 며칠을 보냈었나 보다.
“Pokhara is very comfortable city, we love this city."
둘은 포카라가 너무나 마음에 든다고 했다.
"Right, then when will you go to Katmandu?"
"Tomorrow" 이들도 나와 마찬가지로 내일 포카라에서 카트만두로 돌아갈 예정이었다.
"Me too. Good bye. Have a nice day!"
이렇게 만난 것도 인연인데 시간 되면 식사라도 한 끼 하자고 하고 싶었지만,
두 사람만의 행복한 시간을 방해하는 것 같아 인사하고 서둘러 호텔로 돌아왔다.
'언젠간 기회가 된다면 다시 만나겠지...'
[포카라 도시 정보]
포카라는 네팔에서 가장 아름답고 매력적인 도시 중 하나로, 히말라야의 장엄한 풍경과 평화로운 분위기로 유명해요. 여기는 자연과 모험, 휴식이 완벽하게 어우러진 곳입니다 �️�
�️ 포카라 기본 정보
위치: 네팔 중서부, 수도 카트만두에서 약 200km 서쪽
해발고도: 약 822m
인구: 약 51만 명 (2021년 기준)
기후: 온화한 아열대 기후로, 트레킹 시즌은 10월~3월이 가장 좋아요
� 주요 관광 명소
페와 호수: 포카라의 심장 같은 존재. 보트를 타거나 호숫가에서 여유롭게 차를 마시며 히말라야를 감상할 수 있어요.
사랑곶(Sarangkot): 일출과 함께 안나푸르나 산맥을 조망할 수 있는 최고의 장소. 패러글라이딩 명소로도 유명해요.
다비스 폭포(Devi's Fall): 지하로 사라지는 독특한 폭포로, 전설적인 이야기가 얽혀 있어요.
국제 산악 박물관: 히말라야 등반 역사와 관련된 전시가 가득한 곳.
� 트레킹의 중심지
포카라는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ABC) 트레킹의 출발지로, 세계적인 트레커들이 모이는 곳이에요. 다양한 트레킹 코스가 있으며, 초보자부터 숙련자까지 모두 즐길 수 있어요.
✈️ 포카라로 가는 방법
카트만두에서 버스: 약 6~7시간 소요
국내선 항공편: 약 30분 소요
인도 국경에서 버스: 고락뿌르 → 소나울리 → 포카라까지 약 8~10시간
� 여행 팁
레이크사이드 지역에 숙소와 식당, 여행사가 밀집되어 있어 편리해요.
트레킹 시에는 가이드와 포터, 그리고 트레킹 허가증(TIMS, Permit)이 필요합니다.
날씨가 맑은 날에는 히말라야의 고봉들이 도시 어디서든 보일 정도로 경치가 뛰어나요.
포카라는 단순한 여행지가 아니라, 마음을 정화하고 자연과 하나 되는 경험을 선사하는 곳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