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쇼 하이쿠 선집 네 번째 그리고...

이부작의 하이쿠

by 이부작

『보이는 것 모두 꽃 생각하는 것 모두 달』


여러분,

매주 목요일은 마쓰오 바쇼의 '하이쿠'를 감상하는 날입니다. 오늘 올려드릴 하이쿠는 첫눈과 관련된 시입니다. 2025년 올해 첫눈은 10월 20일경 강원도 설악산 대청봉에서 내렸다고 합니다. 그리고 제주도 한라산에서도 11월 18일(화) 첫눈이 관측되었습니다. 이제 곧 있으면 대한민국 곳곳에 눈이 내릴 텐데요, 약 340년 전 일본 하이쿠(俳句) 시인 바쇼는 '첫눈' 오는 날을 어떻게 표현했는지 류시화 님의 시 해석과 함께 그림을 보듯 상상해 보시면 좋을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부작도 정겨운 이웃인 별꽃님의 에피소드에 영감을 받아 떠나는 가을과 관련된 하이쿠를 하나 만들어 봤는데요, 이어서 감상해 보시기 바랍니다. 먼저 마쓰오 바쇼의 하이쿠입니다.


첫눈 내리네


수선화 잎사귀가


휘어질 만큼


파초암에 있던 날, 기다리던 첫눈이 내렸다. 알맞게 내린 첫눈의 양을 말해 주듯이 수선화 잎새가 적당히 구부러졌다. 내리는 눈의 풍경이 아니라 쌓인 눈의 정도를 읊어, 원문은 '휘어질 만큼만'의 의미에 가깝다. 앞의 하이쿠와 같은 날 쓴, 중반기의 신선한 작품이다. 시적 감각을 내세움 없이 평범한 언어로 묘사하고 있어서 오히려 대상과 자신의 관계에 대한신뢰가 느껴진다. 수선화는 눈 속에서도 노란 꽃을 피우기에 '설중화雪中花'라고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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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이부작 차례입니다. 먼저 시를 감상하기 전에 별꽃님의 에피소드 내용을 알고 계셔야 이부작의 하이쿠가 이해되실 것 같아서 '아! DNA' 글 일부를 발췌해 보았습니다. 아래 내용 읽어 보신 후 이부작의 詩를 감상해 보시기 바랍니다. 슬프고 웃긴 상황이지만 좋은 시 소재를 주신 별꽃님께 다시 한번 고맙다는 말씀 전합니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모두 행복 가득한 목요일 되세요~ 감사합니다^^


『제가 찾아갔을 때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오전이라 조문객도 없고, 상주들은 입관하러 가서 일하시는 분만 계셨습니다.

잠깐 기다리고 있는데 사람들 소리가 들렸습니다.

그 후배가 들어오더니 일하시는 분께 무슨 이야긴가 했습니다.

그 모습을 보다가 저는 너무 놀랐습니다.

키도 크고 덩치도 큰 편이었는데 홀쭉하게 여위어 있었습니다.

제 시선을 느꼈는지 그 후배도 제가 있는 쪽으로 고개를 돌렸습니다.

"**아, 아유! 마음고생을 얼마나 했으면 살이 쏙 빠졌네."

너무나 안타까워하는 제 얼굴을 보는 후배의 눈빛이 너무 놀라웠습니다.

저를 잘 못 알아보는 것 같았습니다.

"**아! 나 별꽃이야."

제가 예전보다 살이 많이 빠져서 나를 못 알아보는 것 같았습니다.

이름을 말했는데도 잘 모르겠다는 표정이었습니다.

'얘가 아내 잃고, 아버지 돌아가시고 완전히 정신줄을 놓았나?'

너무 기가 막혀 어떻게 해야 하나 생각하는데 다른 상주들도 들어왔습니다.

"어! 별꽃 누나!"

엥! 뒤쪽에 **이가 또 있었습니다.

알고 보니 제가 후배로 착각한 사람은 후배의 두 살 터울 형이었습니다.

어쩜 그렇게 닮았는지 살만 찌면 후배랑 판박이였습니다.

형은 인사하고는 웃으면서 다른 일 보러 갔습니다.... (중략)』




단풍잎 지고


몰라보게 야윈 너


피는 못 속여!


紅葉散り (Momiji chiri) → 단풍잎 지고

痩せて見えぬ (Yasete mienu) → 몰라보게 야윈 너

血は争えず (Chi wa araso ezu) → 피는 못 속여!


글쓰기 이웃인 별꽃님의 이야기를 읽고 지은 하이쿠입니다. 별꽃님 지인의 부친상 장례식장, 상주가 보여 다가갔지만 살이 너무 빠져 후배가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그런데 후배가 별꽃님도 살이 빠져서인지 자신을 잘 못 알아봅니다. 후배가 아내와 아버지를 연속으로 잃은 충격으로 정신줄을 놓은 것 같아서 이 상황이 너무 기가 막혀 더욱 걱정이 됩니다. 그런데 이때 뒤쪽에서 자신을 부르는 소리가 들려 고개를 돌려보니 또 다른 후배가 서 있는 겁니다. 알고 보니 별꽃님이 착각한 사람은 후배의 두 살 터울 형이었습니다. 장례식장이라는 비통한 공간에서 별꽃님의 착각으로 인해 잠시나마 슬픔을 잊고 상주들에게 웃음을 안겨준 에피소드입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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