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쇼 하이쿠 선집 다섯 번째 그리고...

이부작의 하이쿠

by 이부작

여러분,

매주 목요일은 마쓰오 바쇼의 '하이쿠'를 감상하는 날입니다. 작년 11월 27일 1년 전, 서울에 첫눈이 내렸는데요, 정확히 1년이 지난 25년 11월 27일 올려드릴 하이쿠도 눈과 관련된 시입니다. 그리고 오늘은 이부작의 하이쿠 대신 정말 멋진 정일근 시인님의 '첫눈'이라는 시를 다시 공유드리며 또한 이 '첫눈' 시에 대한 이부작의 패러디도 올려드리오니 마음 편하게 감상해 보시기 바랍니다.

먼저 바쇼의 하이쿠입니다.


불을 피우게


좋은 걸 보여 줄 테니


눈 뭉치


'눈길을 걸어 잘 왔네. 그대는 불을 피워 차를 끓이지 않겠나? 대접으로 마당에서 눈을 뭉쳐 보여 주겠네.' 첫눈 내리는 저녁, 파초암 근처에 임시 거처를 마련하고 스승을 돌봐 주는 문하생 소라가 찾아오자 바쇼는 기뻐하며 특별한 선물을 할 것처럼 말한다. "눈 뭉치를 만들어 보여주지!" 혼자 사는 스승과 제자의 마음의 교류가 느껴진다. 바쇼의 고향 이가우에노는 뼛속까지 춥지만 눈이 거의 오지 않는 분지 형태라서 바쇼에게 눈은 동심의 세계를 상징했다.(류시화 해설)


이제 정일근 님의 '첫눈' 詩를 감상해 보겠습니다. 작년에 이 '첫눈' 글을 올린 날이 바로 직원들 승진 발표일이었습니다. 작년 이날 아침에 글을 올린 후 오후에 2명의 직원들이 차창으로 꼭 승진될 수 있도록 기도를 했는데요, 결과는 두 명 중 한 명만 승진을 하고 제일 고생한 한 명은 승진하지 못했습니다. 떨어진 친구에게 너무 안타깝고 미안해 제 모든 마음을 다해 위로를 전했습니다. 그리고 승진 대상에 올라가지 못한 친구들에게도 마음 한켠의 미안함을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승진 날 상처받은 직원들과 승진으로 축하받은 직원을 위해서 '첫눈' 패러디 시도 만들었던 기억이 나는데요, 오늘 다시 이부작의 '첫눈' 詩를 공유드리오니 여러분들이 읽어봐 주시면 기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다음 주부터 직원들 인사평가가 시작되는데요, 서울에 '첫눈' 오는 날 우리 직원들에게도 좋은 소식이 많이 들리면 좋겠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공감과 댓글은 이부작에게 큰 힘이 됩니다. 감사합니다^^


바다가 보이는 교실 9_정일근


첫눈


잠시 교과서를 덮어라

첫눈이 오는구나

은유법도 문장성분도 잠시 덮어두고

저 넉넉한 평등의 나라로 가자

오늘은 첫눈 오는 날

산과 마을과 바다 위로 펼쳐지는

끝없는 백색의 화해와 평등이

내가 너희들에게 준 매운 손찌검을

너희들 가슴에 칼금을 그은 편애를

스스로 뉘우치게 하는구나

잠시 교과서를 덮어라

순결의 첫눈을 함께 맞으며

한 칠판 가득 적어놓은

법칙과 법칙으로 이어지는

죽은 모국어의 흰뼈를 지우며

우리들 사이의 먼 거리를 하얗게 지우자

흰 눈발 위로 싱싱히 살아오는 모국어로

나는 너희들의 이름을

너희들은 나의 이름을

사랑과 용서로 힘차게 불러 껴안으며

한몸이 되자

한몸이 되어 달려나가자


첫눈_이부작


잠시 노트북을 덮어라

첫눈이 오는구나

일 매출부진 보고도 잠시 덮어두고

저 넉넉한 삼겹의 나라로 가자

오늘은 승진 발표

노원 의정부 건물 사이 내려앉는

끝없는 색색간판과 조명

내가 너희들에게 한 심한 모욕감

너희들 마음에 칼금을 그은 고과

스스로 뉘우치게 하는구나

잠시 노트북을 덮어라

순결의 소주함께 마시며

각 책상 가득 붙여놓은

목표실행 방안 잠시 잊고

죽은 너희들의 자존심 깨우며

우리들 사이의 먼 거리를 하얗게 지우자

흰 눈발 아래 싱싱히 살아있는 방어회

나는 승진자의 이름을

그대는 탈락한 동료

인정과 감사로 힘차게 불러 껴안으며

한팀이 되자

하나가 되어 달려나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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