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나푸르나 이야기_종결

이부작의 여행기

by 이부작

『히말라야를 다녀오고 내 청춘의 암흑기도 서서히 끝나갔다.


안나푸르나의 품에 안겨

가장 아름답게 빛났던 "과거의 나"가 "현재의 나"에게 이 글을 전한다.』


2024년 11월 17일 처음 올려드린 안나푸르나 이야기 서문입니다. 이 여행기가 1년을 지나고 나서

2025년 11월 24일 이제 종결되었습니다. 지금 살펴보니 아래 스토리까지 총 55개 글을 썼는데요, 아마도 다음 주 월요일 에필로그까지 올리게 되면 이부작의 히말라야(청춘) 여행기가 대단원의 막을 내립니다. 아쉽기도 하지만 홀가분합니다. 다만 매년 히말라야를 찾겠다는 마음속 다짐은 그 뒤 여러 이유로 더 이상 진행되지 못했고 과거 완료형으로 아직 남아있습니다.


이제 나이도 들고 고관절도 좋지 않아서 안나푸르나의 품 속으로 다시 들어가기는 쉽지 않겠지요... 하지만 포기하지 않습니다. 지금 계속 산에 다니며 체력을 쌓고 있고 몸무게도 올 3월 대비 약 8kg 정도 빼면서 추가로 더 몸을 가볍게 만들고 있습니다. 이렇게 차근차근 준비해서 내년에는 꼭 그리운 이들을 만나러 네팔 안나푸르나로 떠나고 싶습니다. 이부작의 여행기는 끝났지만 이제 새로운 시작이 펼쳐질 겁니다. 26년 페와 호수 앞에서 안나푸르나를 바라보는 제 모습을 꿈꿔봅니다. 나마스떼!


[또 만났네, 또 만났어!]


공항 안에 들어와서 표를 찾고 짐을 붙였다. 그리곤 2층으로 올라가서 출입국 카드를 작성하고 출국 심사장에서 줄을 섰다. 그런데 옆 줄에 낯익은 동양인들이 보였다. 바로 토롱페디와 포카라에서 잠시 만났던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커플이었다. 정말 이렇게 우연한 3번째 만남이 참으로 신기했다. 전생에 무슨 인연이 있었는지 이리 자주 보는지 모르겠다. 그들에게 다가가서 아는 척을 했다.


"Oh my god! Hi, nice to see you again."

그들도 무척이나 놀라는 눈치였다. 남자의 손에는 1미터쯤 되어 보이는 목판이 들려 있었다.

무엇인지 물어보니 네팔 목공예 품이라고 했다. 값이 꽤나 나가 보였다. 어느 비행기를 기다리냐고 물어보니 싱가포르 항공이었고 시간대도 나와 비슷했다. 우리는 함께 줄을 섰다.


잠시 줄을 선 후 별 무리 없이 출국 심사를 마치고 짐 검사도 무사히 마쳤다. 항공기 대기실로 들어가는 입구에서 우리는 간단히 서로를 소개하고 3번의 우연한 만남을 기념하며 사진을 찍었다.

이메일 주소를 알려주면 사진을 보내주겠다고 하자 남자가 바로 명함을 주었다. 명함에는 싱가포르 항공 로고와 남자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남자가 승무원인 줄 알았는데 명함을 자세히 보니 싱가포르 항공의 조종사였고 여자는 같은 항공사의 승무원이었다. 조종사와 승무원에 휴가도 같이 내서 토롱라를 넘고, 전 세계 어디를 돌아다니더라도 싱가포르 항공을 타면 비행깃값을 내지 않는 이 친구들이 참 부러웠다.


하지만 이 친구들도 나의 멋진 트레킹 이야기를 듣는다면 너무나 부러워할 것이다. 나에겐 피보다 진한 형제 라메쉬 형, 충직하고 믿음직스러운 친구 꺼멀, 요리사 동생인 비제, simplicity(간단, 검소, 순진)라는 화두를 던져주며 행동으로 실천하는 이스라엘 아저씨, 봉사와 선교의 삶을 살며 어떻게 사는 게 진정한 삶인지 되돌아보게 하는 마이클 배 선교사님이 계시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정말 힘들 때 우주에서 가장 강력한 분들인 하나님과(선교사님의 축복) 부처님이(비구니스님들의 기도) 나의 빽 이시니 무슨 불평이 있겠는가!


나도 그들에게 명함을 주고 서울을 방문할 일이 있으면 연락 달라고 했다. 그러면서 시간이 맞으면 서울 시내 구경을 해주겠다고 약속했다. 그리고 각자의 비행기 대기실로 들어가기 위해 이 친구들과도 이별을 고했다. 그런데 문득 이 친구들을 전 세계의 어디선가에서 다시 만나게 될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예감이 필연적인 만남이 되고 시간의 흐름이 상대적으로 느리게 흐르는 곳 네팔, 고통스럽고 즐겁고 행복했던 꿈에서 깨어나 이제 현실로 돌아갈 시간이 되었다. 나를 현실로 실어 나를 타이항공 비행기가 저 앞에 보였다. 꿈에서 깨어나 현실로 다시 돌아가는 게 아쉽거나 두렵진 않았다.

나는 알고 있다. 꿈에서 깨어났다고 해서 꿈이 사라진 건 아니라는 것을……


[가슴이 답답하다면 히말라야로 떠나보라!]


볼 수 없다고 해서 느끼지 못한다면 그것은 진정한 사랑도, 진정한 우정도 아니라고 한다.

당분간 라메쉬 형과 꺼멀, 카트만두의 타멜거리, 안나푸르나, 포카라를 볼 순 없겠지만 이 모든 아름답고 행복했던 추억들은 영원히 내 마음속에 살아 있을 것이다. 그리고 내년 이맘때쯤이면 어김없이 배낭을 메고 등산화 끈을 묶고 네팔행 비행기에 몸을 싣고 있겠지!


머리가 아프고 가슴이 답답하다면 홀연히 히말라야로 떠나보라. 그곳엔 뭔가가 있다!

잃어버린 자기 자신을 찾을 수도 있고, 잃어버린 건강을 찾을 수도 있고, 이스라엘 아저씨처럼 잃어버린 사랑을 찾을 수도 있다. 답을 찾을 수 있는 건 오직 당신뿐, 그저 배낭을 메고 터벅터벅 떠나보라. 저 순백의 설산 히말라야로...


[울릉도 할배 이야기 '서문']


이 글을 다시 꺼내서 읽어보는 내내,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트레킹에서 있었던 행복하고 아름다웠던 추억들이 계속 떠오릅니다.

그리고 비행기에서 바라본 만년설의 히말라야와 명상의 도시 포카라 페와호수에서 바라본 안나푸르나의 절경들이 접사 사진들처럼 내 마음에 각인되어 있습니다.


개인적인 절망 때문에 무작정 도피처를 찾아 떠난 히말라야, 그곳에서 만난 고마운 사람들의 눈빛들이 별처럼 반짝이며 떠오릅니다. 네팔에서 처음 인연이 된 나의 포터이자 친구 겸 동생인 꺼멀(꺼멀 이야기는 나중에 다시 하겠습니다), 히말라야 산장에서 만났던 네 분의 비구니 스님들과 그들의 가이드이자 나의 의형제 라메쉬 형, 다시 찾은 안나푸르나에서 단순함을 실천하고 계시는 나훔 아저씨, 그리고 구원의 땅 묵티나트에서 만난 마이클배 선교사님, 또 네팔에서 3번이나 우연히 만나게 된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커플...

시간은 흘렀지만 다들 무탈하신지요? 다들 행복히 잘 지내고 계시면 좋겠습니다! 나마스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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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낭가는길 & 묵티나트에서-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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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푸르나 Ⅱ & 일출-나갈곶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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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슴 가는길 & 토롱라 표지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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