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방] 겨울 아침

이부작의 시(모)방

by 이부작

12월 8일 월요일, 오늘은 좋은 詩 한편과 이를 패러디 한 이부작의 '시(모)방'을 선보입니다.

요즘은 자주 창작했던 팔자 시의 글발이 약해지고 모방 시로 하루하루 글쓰기를 연명하는 것 같습니다. 연말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고 다시 집중해서 길 위의 詩를 줍고 글감을 창고에 쟁여놔야겠습니다. 이제 안도현 시인님의 『겨울 아침』 시 감상하겠습니다.


겨울 아침_안도현


눈 위에 콕콕 찍어놓은 새 발자국

비틀거리지 않고 걸어간 새 발자국

한 글자도 자기 이름을 남겨두지 않은 새 발자국


없어졌다. 한순간에

새는 간명하게 자신을 정리했다


내가 질질 끌고 온 긴 발자국을 보았다

엉킨, 검은 호수 같았다


날아오르지 못하고

나는 두리번거렸다


이제 이부작의 패러디입니다. 이 시를 감상하시면서 '새'를 → '네'로 변환 시켰는데요, '네'가 무슨 뜻인지 유추해 보시면 재미있으실 겁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모방 시에 대한 배경 설명도 간략히 적었으니 꼭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행복 가득한 월요일 되세요~^^


겨울 아침_이부작(안도현님 '겨울 아침' 패러디)


눈 위에 콕콕 찍어놓은 '네' 발자국

비틀거리지 않고 걸어간 '네' 발자국

한 글자 '도자기' 이름을 남겨두고 떠난 '네' 발자국, 白


없어졌다. 한순간에

'너'는 간명하게 자신을 정리했다


내가 질질 끌고 온 '길' 발자국을 보았다

엉킨, '밤 은하수' 같았다


'걸어'오르지 못하고

나는 두리번거렸다


(패러디 시 설명)

12월 7일 이른 아침, 어제 구룡산 정산에서 추위에 떠는 길냥이를 보러 다시 길을 나섰습니다.

사방에 눈이 녹고 여러 발자국들이 섞여있어서 길이 어지러웠죠. 흐트러진 발자국 속에서 고양이의 모습을 찾았으나 결국 그 녀석을 만날 수 없었고 길이 미끄러워 산을 내려왔습니다. 여기서 한 글자 '도자기' 이름을 '白' 자로 남겨두었단 의미는 마치 눈길이 발자국으로 인해 흰 백자(白磁)의 白으로 보인다는 표현입니다.


그리고 혹시나 새끼 고라니라도 볼 수 있을까 기대를 하며 데크길 옆 녀석의 아지트를 둘러보았으나 행방을 찾기 힘들었습니다. 고라니가 쉬었던 그 자리를 떠나기 아쉬워 자꾸 주위를 두리번거리다 자리를 떴습니다. 위 패러디 詩에서 네 발자국은 결국 '길냥이의 네 발'을 말하고 산을 더 이상 걸어 오르지 못하고 두리번 거린 이유는 길냥이와 고라니를 만나지 못한 아쉬움 때문입니다.

Copilot_20251207_204714.jpg?type=w1
Resized_20251206_143226.jpg?type=w1
Resized_20251206_143336.jpg?type=w1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