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선(禪)명상을 하게 된 계기는 요가 회원의 소개였다. 그전까지는 요가명상을 했다. 어느 날, 선명상을 오랫동안 수련한 회원이 책을 한 권 선물해 주었다. 그것을 계기로 관련 서적을 몇 권 더 읽으며 선 수행에 대한 관심이 깊어졌다.
당시 나는 요가 강사로 활동하고 있었기에, 아침이나 저녁의 여가시간을 활용해 매일 수련했다. 하루 3시간 정도 꾸준히 수련을 이어갔고, 6개월쯤 지나자 마음이 제법 고요해졌다. 일상에서 마음의 동요가 거의 일어나지 않았다. 물론 가끔 불편할 때도 있었다.
하지만 전과 달리 금새 평온해져 고요한 힘이 제법 생긴듯 했다. 현재 나의 수행에 대해 점검을 받아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예전부터 소문으로 알고 있던 재가자 수행 단체에 연락을 했다. 마침 다음 주에 법회와 공부 모임이 있으니 참석해보라는 안내를 받았다. 유명한 큰스님을 모시고 열리는 법회였다. 장소가 근무지에서 40분 거리였기에 저녁 시간을 내어 참석하기로 했다.
법회 당일, 종로에 있는 조계사로 갔다. 단상에 올라오신 스님의 모습을 보고 크게 놀랐다. 최근 구입해 읽고 있던 책의 저자이자, ‘한번쯤 뵈었으면 좋겠다’ 생각하던 바로 그분이었다. '수련의 세계는 참 묘하다' 싶었다. '마음을 다하면 우주의 에너지가 돕는다'는 말이 실감나는 순간이었다.
법문 내용은 이미 책에서 접한 바 있는 이야기들이었지만, 실제 육성으로 듣는 느낌은 달랐다.
스님의 말씀이 공간을 채웠고, 그 시간 자체가 하나의 명상 같았다.
1시간 남짓한 법문이 끝난 뒤, 질문 시간이 주어졌다.
나는 조심스럽게 손을 들어 질문했다.
“식욕을 다스리기 위해 먹기도 해보고, 단식도 해보았는데, 어떻게 해야 이를 다스릴 수 있습니까?”
나는 요가단식원에서 근무하고 있었기에, 식욕에 대해 성찰할 기회가 자주 있었다. 나 자신도 10일 넘게 단식한 경험이 있었고, 그 과정에서 본능적 욕구로서 식욕을 절절히 느낀 바 있었다.
또한 지도자의 입장에서 단식 이후 보식(補食)이 얼마나 중요한지도 잘 알고 있었기에, 성공적인 보식을 위한 갖가지 방법을 고민하곤 했다. 그간의 성찰과 고심이 담긴 질문이었다.
스님의 답변은 뜻밖이었다.
“너를 먹게도 만들고, 굶게도 만드는 그놈이 누구냐!”
스님이 일갈하는 순간 모든 것이 정지되었다.
짧지만 긴 시간이 흐른 듯했다.
“지금 아무 생각이 없지?”
스님의 말에 그제야 정신이 돌아왔다.
온화한 미소를 지으며 계속 말씀하였다.
“그렇게 화두 공부를 하면 된다. 그것이 바로 ‘오직 모를 뿐(只管不知)’이다.”
‘모른다’는 마음에 대해 새롭게 통찰하는 순간이었다.
이후 법회에 자주 참석하며, 여러 큰스님들의 법문을 듣고 수련을 계속 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