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학생들, 열정적인 학생들, 조용한 학생들

by 솔내


사이버대학의 즐거움 중 하나는 오프라인 만남이다.

수업은 전적으로 온라인에서 진행되기에, 오프라인 모임은 의무가 아니라 선택이다.

혼자 학업하고 싶으면 참여하지 않아도 되고, 관계를 형성하고 싶으면 언제든지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다.


아내도 사이버대학에서 요가를 전공했는데, 졸업할 때까지 오프라인 모임에 나간 횟수가 2번 정도였다. 실기 모임이 자주 있었지만 조용히 학습하길 원했다. 지금은 요가강사 생활을 하며 성격이 달라졌지만, 당시만 해도 부끄러움이 많고 조용한 학생이었다. 한 번은 학교 근처에 일이 있어 지나가다 차로 교정을 한 바퀴 둘러본 것이 유일한 모교 방문이었다.

내가 사이버대학 교수로서 학생들을 만나면서 가장 먼저 느낀 점은 ‘다양성’이다.

요가 경험치만 해도 천차만별이다. 이제 막 1년 남짓 수련한 회원부터, 요가지도사가 된 지 얼마 안 된 강사, 10년 넘게 지도해 온 원장들, 그리고 배움이 좋아 처음 요가를 접하는 이들까지 있다.

그만큼 폭이 다양했다.


하지만 강의 시에는 이 다양성이 난관이 될 때도 있다. 숙련자에게 맞추면 초심자가 어렵다고 하고, 초심자에게 맞추면 숙련자의 관심이 떨어진다. 지금은 나름의 방식을 찾았다. 강의 내용의 60%는 중간 수준에 맞추고, 20%는 숙련자, 나머지 20%는 초심자에게 맞춰 진행한다. 물론 이 또한 정해진 기준은 아니고 대략적인 원칙이다.


연령대 또한 폭넓다. 40~50대가 가장 많고, 70대도 드물지 않다.

반대로 20대의 젊은 학생들도 꾸준히 들어온다.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다. 몇 년 전 학교의 요가대회에서 가장 주목받은 팀이 ‘부녀 요가팀’이었다. 딸은 요가 강사였고, 아버지는 딸의 권유로 학과에 입학했다. 고난도의 동작은 아니었지만, 딸이 아버지의 수준에 맞추며 함께 무대를 채웠다. 화려한 동작보다 두 사람의 조화와 마음이 더 아름다웠다. ‘동작의 아름다움’을 넘어선 ‘사람의 아름다움’이었다.

어떤 학생들은 오프라인 모임에 늘 빠지지 않고 참여한다. 수련회, 특강, 워크숍마다 얼굴을 비추고, 모임 준비에도 적극적으로 돕는다. 행사마다 바나나, 떡, 생수 같은 간식을 준비하고, 큰 행사에는 손이 많이 가는 과일컵을 준비하기도 한다. 이런 열정적인 학생들이 있기에 행사가 풍요로워진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요가명상학과의 열정적인 학생들은 다른 학과에 비해 한결 ‘조용하다’는 것이다. 겉으로 드러내는 목소리는 크지 않지만, 묵묵히 꾸준한 열정을 보여준다. 원래부터 조용하면서도 성실한 학생들인지, 아니면 요가를 하면서 차분해진 것인지 궁금할 때가 있다. 아마 후자 쪽이 더 많지 않을까 싶다.

이렇게 전국의 많은 학생들을 만나며 재미와 보람을 느낄 때가 많지만, 때로는 곤혹스러울 때가 있다.

학생들과 대화하다 보면 학번이나 지역, 요가 경력을 묻고, 학교 공부가 재미있는지 물어보기도 한다. 그런데 가끔은 얼굴이 낯익은데 누구였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을 때가 있다.


한 번은 부산에 사는 20학번 학생을 만났는데, 요가 강사로도 오랫동안 활동하고 있었다. 한 5분 정도 대화한 뒤에 조심스럽게 ‘사실 교수님 예전에 같은 요가협회에서 강의도 들은 적이 있고 인사도 나눴다”고 했다. 그럴 때 난처한 표정으로 “많은 분들을 만나다 보니 가끔 기억이 잘 안 날 때가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다음에는 잊지 않겠다’고 덧붙인다. 아쉬운 건 한 10분쯤 지나면 그제야 확실히 기억이 떠오른다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요즘은 사람과 인사할 때 약간 모호하게 인사하는 습관이 생겼다. “반갑습니다” 하며 웃고, 그 사이에 기억을 더듬는다. 처음 보는 분인지, 어디선가 본 적이 있는 분인지 확신이 서지 않을 때는 미소로 반응을 살핀다.

“강의 잘 듣고 있습니다” 하면 학생이다. 그럴 땐 “몇 학번이에요?” 하고 묻는다.


“지난번에 어디서 뵌 누구입니다” 하면 요가계에서 만난 인사다. 그러면 단체나 협회 이야기를 나누며 회장님 안부를 묻기도 한다.

기억력이 조금 더 좋았다면 성의 있는 사람으로 보였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그것도 내 마음대로 되는 일은 아니다. 다만 위로가 되는 점은 예전보다 ‘얼굴과 이름’을 기억하는 능력은 약해졌지만, 사람의 밝음과 고요함을 바라보는 눈은 더 깊어진 듯하다는 것이다..

월, 목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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