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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언노운즈 Oct 07. 2024

반업(UP)맘으로 살고 있습니다!

전업부, 워킹부라는 말이 없듯이, 반업맘이란 말도 없는 게 좀 이상하다 싶은데요. 전 반업맘입니다. 풀타임으로 일을 하진 않지만 하루 일과에 4시간~6시간 정도 일하고 있어요. 워킹맘의 근무시간에 반 정도만 일하는 '반업맘'입니다. 그런데 주변을 둘러보면 저처럼 일하는 엄마들이 은근히 많더라고요.


아이를 키우는 동안 이전에 하던 일에 대한 감은 희미하지만 그래도 해왔던 가닥을 살려 비슷한 영역의 일을 찾아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분도 계시고, 취미를 1인 사업으로 발전시킨 분도 계세요. 아이들 하원 시간에 맞춰서, 혹은 방과후와 학원으로 겨우겨우 늦춰놓은 하교 시간에 맞춰서 업무를 부랴부랴 마치고 돌아가는 '반업맘'! 


그런데 꼭 '직업'이 있어야, '돈'을 벌어야 반업맘인가 하는 의문이 생겼습니다.


제 주변엔 재취업을 위해 자격증을 준비하는 엄마도 있고, 새로운 일을 시작해 보기 위해 취준생 때처럼 성향과 상황에 맞는 일차리를 찾고 있는 엄마도 있습니다. 아이 독서나 영어 지도를 위해 수업을 듣고 워크북을 만들며 공부하는 엄마도 있지요. 출산과 육아로 지친 몸을 회복하기 위해 꾸준히 운동하는 엄마도 있고, 학교나 종교단체에 봉사하는 엄마도 있습니다. 아이들 등원하고 투자공부하는 엄마도 있고, 좋아하던 영역을 동영상으로 만들어 SNS에 게재하며 인플루언서가 된 엄마도 있고요. 교육을 꾸준히 들으며 교양을 쌓는 엄마도 있고, 집 꾸미기나 식집사로, 또는 반려동물 돌보는데 열성인 엄마도 있어요!


이런 엄마는 직업이 없으니 워킹맘/전업맘의 분류에선 전업맘이 맞는데요! 사실 엄마 일만 하며 사는 건 아니잖아요? 그래서 반業맘이란 단어를 발전시켜보기로 했습니다!


반up맘!!!
搬up맘!!!

저에게 반업맘은 '육아' 이외에 다른 일을 실천하는 모든 엄마를 위한 단어입니다. 여기서 '업'은 생계유지를 위해 적성과 능력에 따라 일정 기간 종사하는 職業의 업이 아니라 위를 나타내는 부사 up의 업이고요!!! 어울리게 '반'은 반 半에서 옮길 搬으로 바꾸어봅니다!


사람의 성향은 타고나지만 어떤 일을 책임지고 최선을 다할지 여부는 마음가짐에 달려있습니다. '난 모성이 부족해'라고 말하는 사람이 '엄마일'도 대충한다는 의미는 아니더라고요. 누군가를 이해하거나 돌보는데 적성을 가진 사람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부모가 됩니다. 그리고 이런 부모들도 자신의 장점(돈 버는 능력이나 리더십이나 분석력이나 호기심 등등으로)으로 자녀를 돌보고 사랑하지요.


모성과 엄마 역할을 분리해서 보기로 마음먹자 전업맘이라고 자기를 소개하는 엄마들도 무척 바쁜 하루를 보내며 살아간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아이를 키워서 독립시키고 여유가 생기니 편찮아지신 부모님을 돌봐야 하는 엄마도 있었고, 작은 텃밭을 분양받아 싱싱한 채소를 기르는 재미를 들린 엄마도 있었습니다. 돈이 벌리거나 명예가 쌓이는 일은 아니지만 곳곳에서 세상에 필요한 일들을 하는 엄마들에게 '전업맘'이라는 이름을 붙이는 것이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실 우리들 마음 속에 전업맘은 아이만 돌보면 되니 워킹맘보다 삶이 여유로울거라는 생각이 있잖아요. 물론 직장에 시간이 매인 사람보다 자유로울 수는 있겠지만, 전업맘이라고 한가하고 여유롭기만 한 경우는 사실 잘 보지 못했어요. 워킹맘이 회사 일을 돈을 벌기 위한 목적에서만이 아니라 자기계발이나 자기실현의 기회로 삼듯이, 전업맘도 아이들이 없는 시간에 하는 활동들이 자기계발이나 자기실현을 위해 살아갑니다.


상징성을 가진 단어는 강한 힘이 있는 만큼, 그 힘에 가리워진 중요한 부분들이 생기는 것 같아요. 워킹맘과 전업맘은 직업의 유무를 알려주는 명쾌한 단어이지만, 그 사람이 소중하게 생각하는 가치와 매 순간의 고군분투를 단지 직업의 유무로 단정지어 판단하고 편견을 갖게 하지요. 워킹맘은 전업맘을 보며 자신의 육아에 부족함이 있음을 불안해하고, 전업맘은 워킹맘을 보며 '나'라는 존재가 정체된 느낌에 불안해지고요. 사실 엄마일을 하는 존재로서 우리가 서로 다르지 않은데 말이지요.


그래서 육아와 자기 성장을 동시에 도모하는 부모에게 붙일 새로운 이름을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엄마일과 자기성장을 동시에 추구하는 '반업맘'! 마음에 드시나요?


#반업맘 #전업맘 #워킹맘 그냥 나는 #멋진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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