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화실 여자 후배는 친구 소개해달라는 말을 귀찮도록 듣곤 했다.
나도 지나가는 말로 했었는지 하루는 여자 후배가 나오라고 했다.
약속장소로 가 저만치 여자 후배 있는 쪽을 보니 긴 생머리에 예쁜 얼굴 여자가 있었다.
그렇지만 그 앞까지 가볼 생각도 못 하고 도망치듯 나와 버렸다.
후배는 황당해했고 다음 날 얼마나 욕을 먹었는지.
왜 그랬을까, 곰곰 생각해보니 바로 언감생심(焉敢生心).
설마 저렇게 예쁜 여자가 나를?
그리 생각해버린 탓이었다.
패배주의도 문제지만 쓸데없는 자신감도 문제이다.
세상에서 가장 느린 것은 나를 아는데 걸리는 시간이라는데 나 스스로를 알면 평화로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