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오히려 나를 키웠다

가브리엘 포레 <돌리 모음곡>

by 일신우일신

아들 둘을 키우면서 내면의 나도 같이 자랐다. 몸만 자랐지 아직 덜 자랐던 내면의 여러 부분이 같이 성장했다. 들쑥날쑥한 마음과 정신이 다듬어지면서 조금씩 평평해져 갔다. 아이들이 학생이 되면서 무난하게 자라는 모습 보면서 내 안에 아직 풀지 못했던 학생 시절의 아쉬움과 놀람이 해소되었다. 미처 치유 받지 못하고 가라앉아 있던 상처를 고쳐나갔고 채우지 못했던 자부심이 함께 자랐다.


아들이 사춘기를 지나가면서 투정을 부리고 자라는 모습을 보면서 엄격한 집안 분위기 탓에 마음껏 펼쳐보지 못했던 내 안의 투정을 같이 풀어내며 성장했다. 아들은 질풍노도 같은 사춘기 감정을 나에게 표출했고, 나는 남편에게 못 풀었던 나의 사춘기의 불만을 풀었다. 이 시절에는 남편이 든든한 지지대 역할을 해 주었다.


성인이 되어 내가 경험하지 못했던 일을 해내는 아이들이 자랑스러웠고, 고마웠다. 자유롭게 여행을 가고, 해 보고 싶은 일을 했다. 자신이 벌어서 사고 싶은 것을 사고, 가고 싶은 곳을 갔다. 부모에게 감사한 마음을 표현하고 무탈하게 자란 아이들은 나에게 더 큰 자부심을 심어 주었다.


어린 시절 조건 없이 무한하게 주는 아이들의 다정한 사랑을 받으며 진정한 부모 자식 사이의 사랑을 알았다. 아이를 키우지 않았다면 몰랐을 것을 나는 정말 많이 알게 되었다.


아이들은 엄마가 어려서 몰랐고, 배우지 못해 몰라서 자라면서 상처를 받았을 것이다. 부족하기도 넘치기도 하는 평범한 엄마 밑에서 자라면서 올록볼록했을 아이들 마음을 지금 함께 풀고 다듬으며 같이 여전히 자라고 있다.


아들들에게 감사함과 사랑을 전한다.


*돌리 모음곡은 프랑스 작곡가 가브리엘 포레가 1890년경 연인, 엠마 바르다크의 딸 ‘돌리(Dolly)’에게 헌정해 작곡한 6곡짜리 피아노 연탄모음곡이다.


*가브리엘 포레 돌리 모음곡 Dolly Suite op. 56 no. 5 ‘Tendresse’ / no.6 ‘Le Pas espagnol’

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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