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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켈란젤로 광장에서 바라본 분홍빛 노을

by 박경화

미켈란젤로 광장에서 바라본 분홍빛 노을


피렌체에 몰려드는 관광객들은 상상을 불허 한다.거리에 여행 캐리어를 끌고 다니는 사람들, 두오모 성당 앞의 긴 줄, 아침 8시 이전부터 아카데미아 미술관 앞에서 대기하고 있는 사람들, 시뇨리아 광장의 인파, 곳곳에 깃발을 든 가이드를 따라다니는 단체관광객들.


1400년대부터 300여 년 간 메디치가문은 예술가들을 후원하며 피렌체를 예술도시로 발전시켰다. 피렌체를 대표하는 예술가는 미켈란젤로인 것 같다.탄생 400주년을 기념해 그의 이름을 붙인 미켈란젤로광장이 생길정도였으니 말이다.


미켈란젤로는 천재로 알려져 있지만 끝없이 노력했다고 한다. 약간의 빵과 포도주만으로 작업에 전념했다. 천정화를 그릴 때는 다리가 부어서 오랫동안 신고 있던 장화를 칼로 잘라 내야했다. 90세 넘어서까지 작업을 하면서도 계속 배우고 있다며 끝가지 열정을 잃지 않았다. 자신을 채찍질하며 일구어낸 예술에 대한 사랑은 후세에도 지속적으로 빛나고 있다.


미켈란젤로광장에서 바라보는 노을이 아름답다 해서 저녁에 찾아갔다. 산기슭에 자리 잡은 광장에서 피렌체시가 내려다보였다. 역시 많은 사람들이 노을을 보기위해 몰려있었다. 다비드상 복제품은 미켈란젤로 탄생 400주년을 맞이해서 제작되었다고 한다. 동상 앞에서 사진 찍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중국인 관광객들이 특히 많은 것 같았다. ‘냉정과 열정사이’ 영화의 여주인공이 중국인이어서 그럴까?


광장입구.jpg 미켈란젤로 광장으로 오르는 언덕길


다비드상.jpg 미켈란젤로 광장의 다비드상 모조품


하늘에는 연분홍으로 구름이 물들었고 도시에는 저녁 불빛이 밝혀졌다. 언덕 아래 녹지 근처에 흐르는 아르노 강 너머로 붉은색 지붕들과 오래된 건물들이 한눈에 들어왔다. 멀리 두오모 성당의 쿠폴라와 조토의 종탑이 보였다.


풍경.jpg 미켈란젤로 광장에서 바라본 풍경


광장미켈란젤로-1.jpg 미켈란젤로 광장에서 보이는 두오모 성당과 건물들


풍경사람.jpg 미켈란젤로 광장이 있는 언덕에서 본 풍경


미켈란젤로광장-2.jpg 미켈란젤로 광장에서 본 사람들과 풍경



영화에서 흔히 과거는 흑백, 현재는 컬러로 표현된다. 이 도시 안에서 있었던 과거와 현재는 모두 컬러로 혼재되어 있는 것 같다. 풍경이 아름답기도 하지만 그 안에서 살았고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살아 움직이는 듯하다. 단테, 레오나르도 다빈치와 미켈란젤로, 브루넬레스키와 기베르티의 열정과 예술혼은 이 도시에 지금도 함께 존재해 있는 것 같았다. 건물에 불이 들어오자 아르노 강가의 고요한 수면에 불빛이 부드럽게 번졌다. 천천히 밤이 내려앉고 있었다.


반영.jpg 아르노 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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