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산의 일각(一角)/최희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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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산의 일각(一角)>38

 

욕실 벽에 붙어 있던 나방파리 한 마리

그를 죽였다.

10%만 물위로 떠오른다는

빙산의 일각(一角),

그럼 방금 죽인 놈도 일각이었을까.

나방파리는

하수구 같은 곳에 서식한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무리의 몸통은

아직 그곳에 있겠지.

지도부로서

아니면 변태(變態)하지 않은

내재적 잠재성으로

저력 있는 생산성으로

주변부 전체를 움켜쥐는 뿌리 내림으로.

  

그러고 보니 세상에 보이는 것은 모두

빙산의 일각,

내 심한 알레르기성 비염도

모난 성격도

혹은 어떤 경향성도

대부분 암흑 같은 시간이 만들어낸

통계학적 커밍아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