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9>

지행합일은 존재방식

by 최희철

<문득-9>


난 ‘심신평행론’을 주장하는 사람인데, 여기서 ‘심신’이 평행하다는 의미는 이른바 세속적으론 ‘언행’이 일치한다는 의미다.

잘 알 수가 없어서 그렇지 늘 ‘언행’은 일치한다. 난 ‘언행’이 일치하지 않은 사람은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우린 훌륭한 사람만이 ‘언행’이 일치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훌륭한 사람은 물론 평범한 사람 혹은 나쁜 사람도 언행이 일치하는 삶을 산다.


그동안 좋은 사람인 줄 알았는데 어느 날 보니 그렇지 않더라 혹은 그 반대의 경우, 우리는 그 사람의 ‘언행이 일치 하지 않아 보이는 것’을 뭐라고 할 게 아니라 우리가 잘 모르고 있었음을 탓해야 한다.

그렇다고 해서 좋은 사람 혹은 나쁜 사람이 없다는 것은 아니다.

그럼 인간을 넘어 다른 존재에게도 ‘언행일치’ 혹은 ‘지행합일(知行合一)’을 적용할 수 있는 가에 대한 물음이 있을 수 있겠다. 다른 존재들 역시 늘 ‘지행합일’이라는 규칙 속에 존재한다. 인간은 물론 바위, 물고기, 나방파리 모두가 그렇다. 어쩌면 ‘지행합일’이란 존재의 방식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물론 우리가 보기에 약간의 ‘차이’는 있을 수 있을 것이다. 사실 강도(剛度)라는 측면에서 보면 생명체가 아닌 물질들은 더욱 ‘지행합일’한 존재들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난 해탈(解脫)이 물질에서 짐승으로 그리고 인간으로 가는 흐름에서 이루어지는 게 아니라 그 반대 방향이라고 말한다. 중생(짐승)이었던 게 인간이 되면서 해탈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거꾸로 인간이 중생이 되면서 해탈한다는 말이다.


그러니까 ‘지행합일’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해탈은 ‘지행합일’을 강화하는 흐름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본래 ‘지행합일’의 존재인데 더욱 ‘지행합일’하는 게 해탈이라는 말이다. 주마가편(走馬加鞭)이라고나 할까? 가끔 삶이 ‘주마가편’ 같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은 없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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